원.달러환율이 약 1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해 4월10일(1천3백34원10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들의 주식순매도와 엔화 약세가 주요인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환율 고공비행 추세가 장기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데다 외국인들이 급작스레 본격적인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설 마땅한 이유가 없기 때문. 그렇다고 쉽게 1천3백원 밑으로 복귀하길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 왜 오르나 =환율은 이달들어 하루에 1원 안팎씩 '찔끔찔끔' 오르는 양상이다. 급등락이 아니므로 시장의 안정기조가 흐트러진 것은 아니라는게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문제는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 최근 사흘간 4천억원 등 이달들어 1조2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달러수요로 직결된다. 엔 약세의 재연도 원화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달러당 1백26엔대까지 내린 엔화가 다시 1백32엔대로 올랐다. '엔 동조'의 고리도 지난해보단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여기에다 3월말 분기 결산을 앞두고 있어 시장 불안감이 커진데도 문제가 있다. 이달말부터 주식 배당금 송금 등 굵직굵직한 달러 수요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 ◇ 어디까지 가나 =외국인들이 하루 2천억∼3천억원의 주식 순매도를 기록한 날이 가끔 있었지만 환율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환율의 절대수준이 높은데다 기업이 보유한 달러가 매물로 나와 상승세를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환율이 지난 1월23일 장중 최고치(1천3백35원30전) 부근에서 더 올라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환은행 이정태 딜러는 "엔화가 달러당 1백35엔대로 오르면 1천3백50원까지 치솟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1천3백20∼1천3백4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