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올해 명태쿼터 확보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정부는 국내 민간업체들이 러시아 자국 명태쿼터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협상을 벌여왔으나 러시아측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24일 러시아 수산경매위원회는 그동안 한국 민간원양업체들이 명태를 잡아온 서베링해의 1차 민간 명태쿼터 경매입찰을 오는 4월25∼26일 갖기로 결정하고 참가 대상을 예년대로 자국 국적을 가진 러시아 업체에 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박재영 차관보를 대표로 민간어업교섭단을 러시아에 보내 국내 민간업체들의 쿼터 확보를 위한 여러가지 제안을 했으나 러시아로부터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민간쿼터 14만t을 확보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러시아 경제개발통상부 알렉세이 공보실 사무관은 "한국측에서 민간 쿼터입찰에 한국을 포함한 외국 업체와 러시아 업체를 동시에 참여시켜줄 것을 요구해 왔으나 이는 러시아 국내법에 저촉되는데다 러시아 어민들의 반발이 커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확인했다. 그는 "한국은 러시아 업체를 대상으로 한 경매 이후에 잔여분이 있으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바빠진 원양업계 =원양업계는 이번 러시아의 조치로 우리 정부의 협상력에 더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자체적인 생존 전략을 모색중이다. S수산 P사장은 "정부의 제안이 거절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민간 쿼터를 통한 명태확보 방안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초 열린 오호츠크해 경매에서 물량을 확보한 러시아 업체들과 직접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치솟는 명태값 =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명태 소비자 평균 가격이 마리당 2천1백68원으로 1월(2천1백95원)보다 0.9% 하락했으나 지난해 12월말(2천1백57원)보다 1.3% 올랐으며 1년전인 작년 2월보다는 무려 24.3% 뛰어올랐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