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의 유럽 전지훈련 마지막 평가전 상대인 터키는 본선 진출 횟수는 적지만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다크호스. 1923년 축구협회를 설립하고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했지만 인구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도로 서방을 경계한 탓에 초기에는 축구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54년 스위스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스페인과 1승1무1패를 기록한 뒤 추첨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본선에 진출, 서독에 1-4로 패한 뒤 한국에 7-0 대승을 거뒀으나결국 8강에 오르지는 못했다. 이후 터키는 44년동안 단 한번도 유럽예선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지만 프로축구의 활성화로 축구저변이 넓고 국제무대에서의 위상도 높은 편이다. 특히 터키 최고의 명문 클럽인 갈라타사라이가 '99-2000 UE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유럽대륙을 놀라게 했고 국가대표팀도 유로2000에서 8강에 진출하면서 터키축구는 `변방'에서 중심으로 서서히 진입하기 시작했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스웨덴, 슬로바키아, 몰도바, 마케도니아 등과 한조에편성돼 6승3무1패로 조 2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에서 오스트리아를 연파하고 48년만의 감격적인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3월 FIFA랭킹은 한국(41위) 보다 16계단이나 위인 25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난달에콰도르(37위)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하는 등 최근 전력이 들쭉날쭉하다. 4-4-2 시스템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힘과 조직력을 중시하는 정통 유럽스타일의축구를 구사하는 것이 터키대표팀의 특징. 96년부터 붙박이 수문장을 맡아온 루스투 레츠베르(페네르바체)의 활약이 돋보이며 알파이 오잘란(아스톤 빌라)이 주축인 수비라인은 스리백과 포백을 섞어가며물 샐 틈 없는 두터운 수비망을 구축한다. 이같은 안정된 수비에 비해 공격력은 다소 처진다는 평가. 예선에서 4골을 넣은 터키 최고의 스트라이커 하칸 수쿠르(파르마)의 눈부신 활약이 기대되지만 그를 도와줄 2선의 확실한 화력지원이 없는 것이 약점이다. 그러나 터키의 양대 명문클럽인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 선수들이 대표팀의주축을 이뤄 오랫동안 국내리그에서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의 탄탄한 조직력이 장점이다. 본선 C조에서 브라질, 중국, 코스타리카 등과 16강 진출을 다툴 터키는 이번 한국전에 최정예 멤버를 총동원한다. 특히 붙박이 수문장 레츠베르와 공격의 핵인 수쿠르는 물론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9명의 해외파가 출동한다. 또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월드컵 팀워크숍에 참석, 8강 진출을 장담했던 셰놀귀네쉬 감독은 예선에서 수쿠르의 공격 파트너였던 아리프 에르뎀(갈라타사라이) 등을 한국전 엔트리에서 제외시키고 대신 올시즌 터키리그 득점 선두(20골)를 달리고있는 `젊은 피' 일한 만시즈(베시크타스)를 지난 에콰도르전에 이어 수쿠르의 파트너로 기용해 테스트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비의 핵인 오잘란과 미드필더 오칸 부루크(인터밀란) 등은 부상으로한국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라망가=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