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9일만에 내렸다. 개장초 94선을 돌파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매물로 오후들어 하락 전환했다. 개인이 700억원 이상 순매수했으나 지수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그간 많이 올랐던 홈쇼핑 등 지수관련주가 대부분 크게 내리며 조정을 유도했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관리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대량 거래속에 장대음봉이 나오거나 지수 5일선을 이탈하는 고점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상승세가 유효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가능해 신규 시장 참여자는 눈높이를 낮추고 물량 보유자는 상승폭을 감안한 차익시점 포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코스닥지수는 일중 저점인 91.66에 마감, 전날보다 0.92포인트, 1.01% 내렸다. 장중 고점 94.04는 지난 2000년 10월 10일 장중 94.94이후 최고다. 매매 공방속에 거래가 늘어 5억,6,209만주와 2조9.293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지난 2001년 10월 23일 5억7,026만주를 기록한 이래 최다규모다. 하락종목수가 446개로 상승 295개를 크게 넘었다. 화학,전기전자, 통신장비, 정보기기, 통신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내렸다. 상한가종목수는 47에 달해 개별종목 장세는 이어진 모습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12억원과 194억원 동반 순매도했고 반면 개인은 70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틀째, 기관은 엿새째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지수관련주 약세, 저가 개별주 강세 =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이 집중된 지수관련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KTF, 국민카드, 강원랜드, 기업은행 등과 함께 엔씨소프트, lg홈쇼핑, CJ 쇼핑, 아시아나항공, 다음, 씨엔씨엔터 등 단기 급등주의 내림폭이 컸다. 반면 하나로통신, SBS, 안철수연구소, CJ엔터테인, 한빛소프트 등은 올랐다. 현대정보기술, 링크웨어 등 저가 시스템통합주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수세라믹, 쎄라텍 등 전자파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에 대규모 수주를 체결한 스탠더드텔레콤을 비롯해 와이드텔레콤 등 일부 단말기주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동원창투, 한미창투, 우리기술투자 등이 상한가에 오르는 등 창투사주가 코스닥시장 상승 수혜 기대로 최근 오름세를 이었다. 반면 아토가 하한가로 내리는 등 반도체장비와 LCD관련주는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스마트카드, 보안, A&D 등 중소형 테마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 상승세 유효, 리스크 관리 유념 = 과열 지적 속에 전강후약의 흐름이 다소 부담스러운 모습이나 상승 기조는 크게 변한 게 없다는 공감대가 유지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 채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지난 4/4분기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미흡하다는 인식으로 차익매물이 나온 모습"이라며 "특별한 충격은 없어 내일 반등도 가능하나 가격부담이 가시화되고 있어 이익실현과 함께 신규매수를 늦추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조정폭이 크지 않고 지수 90선에 안착하는 양상이라 본격 조정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단지 거래량이 과도한 점이 과열 지표로 해석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