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현대미술관(MoMA,뮤지엄 오브 모던 아트)이 한국의 원로영화감독 신상옥(76)씨가 만든 영화를 구입키로 했다. 이 미술관의 79년 역사상 한국영화를 기증받은 적은 있어도 자체적인 필요에 의해 한국영화를 구입하는 계획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에서 지난 4~16일 기간에 열린 '신상옥 감독 회고전'을 기획지원한 한국문화예술 홍보기업 오픈 워크는 지난 15일 MoMA(모마)가 신감독의 ▲지옥화 ▲내시 ▲연산군 ▲상록수 ▲증발 ▲소금(북한 체류시 제작한 작품) ▲마유미 등 작품을 단계적으로 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17일 전했다. 이번 회고전을 연 모마의 큐레이터 로런스 카디시는 "모마의 회고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을 중심으로 해 왔는데 이번 신상옥 회고전은 숨어있는 보석을 발견한 것과 같다"면서 신감독의 작품 구입계획을 밝혔다고 오픈 워크는 밝혔다. 카디시는 이어 "'상록수'와 '내시'에 대한 뉴욕 관객의 공감에 감동을 받았으며'빨간 마후라'의 흥행적인 완성도와 관련 신감독의 장인정신을 미국관객이 인식하게된 것이 작품 구입의 배경"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마가 소장하고 있는 한국영화로는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등 3편이 있는데 이는 이들 세 감독이 지난 1966년 모마에서 공동으로 작품전을 가지면서 기증한 것이다. 지난 1929년 설립된 모마는 세잔, 고갱, 반 고흐 등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세계적인 명성의 미술관이며 특히 영화, 사진, 건축, 디자인을 미술의 중요한 영역으로 동등하게 설정한 최초의 미술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미술관은 지난 1933년부터 영화를 예술의 장르로 포함시켜 매일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