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이원종 충북지사에게 입당을 권유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충북지역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 6명이 또 다시 이 지사를 방문, 입당을 권유했다. 자민련 충북도지부 당직자 20여명이 한나라당 충북도지부를 방문, 이 지사 영입 추진에 강력하게 항의한 직후 이뤄진 일이다. 특히 이날 오전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직접 나서 이회창 총재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중앙당도 이 총재 퇴출 운동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터라 한나라당의 거듭된 '강수'에 대해 지역정가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제기됐듯이 대선과 관련 JP의 협조를 얻을 여지가 있음에도 불필요하게 자민련과 JP를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충북이 자민련 부속품이냐"(신경식 의원)거나 "도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당이 무슨 할말이 있느냐"(윤경식 의원)는 말로 자민련의 공세를 정면으로 맞받기까지했다. 신 의원은 이 지사 영입을 놓고 이회창 총재가 진노했다거나 일부 당 중진들이 문제를 삼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자민련 논리이고 자민련 주장일 뿐 한나라당 내에서는 그런 얘기가 전혀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날 방문이 도지부의 즉흥적 결정에 의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태도는 대선에서 자민련의 협조를 얻겠다는 전략을 포기하고 '홀로서기'를 통해 정권 창출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000년 총선을 계기로 충북에서 쇠퇴일로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자민련 실체라고 보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민련과 정면 승부, '중원'인 충북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자민련 눈치를 볼 만큼 여유롭지 못한 당내 사정을 반영한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의원의 탈당과 비주류들의 반발, '호화 빌라' 논란에 따른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 하락 등으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가 절실했다는 것이다. 충북 민심을 대표하는 이 지사를 영입하면 그를 따르는 충북지역 시장.군수들의 후속 입당으로 이어질 것이어서 자민련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한편 한나라당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하는 것은 물론 수세에 몰린 당을 구하는 데도 일조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어쨌든 이 지사 영입과 관련 자민련을 철저히 무시한 채 '마이웨이'를 외치고있는 한나라당의 행보로 자민련과의 대립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주=연합뉴스) 박종국기자 pj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