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유사시선제 핵공격 계획은 `상호확증파괴(MAD)'가 아니라 `일방적 확증파괴(UAD)'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미 전문가들이 13일 말했다.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국방장관(61-67년 재임)과 클린턴 전행정부의 군축특사토머스 그레이엄 2세는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 공동기고문에서 냉전시대에는 1차 공격을 받았을 경우 그것을 능가하는 보복을 가한다는 상호확증파괴에 의해 평화가 유지되고 핵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그러나 언론이 보도한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핵태세검토(NPR) 보고서는 한 해설가가 표현한 대로 `일방적 확증파괴' 쪽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핵 게임은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등 모든 규칙을 깨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고문은 NPR이 미국의 공식 정책이 될 경우 핵무기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우리는 훨씬 위험한 세계 속에서 살게 되고 미국도 더욱 안전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기고문은 NPR이 초강대국이 취할 자세로는 매우 서툰 것이라면서 부시 행정부독단으로 결정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의회가 미래의 핵억지력과핵확산방지체제를 공론화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LA 타임스는 `열기 위험한 뚜껑'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NPR 보고서 내용 중 핵무기사용 문턱을 낮추고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의 경계를 허문 것으로 보이는 점에 대해선 부시 행정부의 공개적 부인과 의회의 적극적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설은 테러리스트나 불량국가들이 천연두나 탄저균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의 핵무기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자유 세계가 더 안전해지겠지만 핵무기는 단순한 재래식 무기의 `개정판'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미 국방부가 아프가니스탄의 지하동굴이나 생화학무기시설 파괴를 위해소형 핵무기를 개발하길 원하고 있으나 이런 무기 개발은 세계를 핵위기로 내모는위험하고 수용할 수 없는 조치라고 밝혔다. 사설은 새 핵무기 실험이 세계의 건강과 정치적 균형을 해칠 것이라며 재래식무기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이 새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성이 없다고강조했다. 신문은 NPR 보고서가 핵공격 상황의 하나로 `불시의 군사사태'를 거론한 것은핵무기를 최후의 수단으로서 아니라 `자유 의지'대로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할 정도로 모호한 구석이 있다면서 신중한 군사 계획이 필요하지만 핵과 비핵 시스템의 결합은 다른 나라들의 고유 핵무기 개발을 강화하도록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사설은 최초의 원자폭단을 설계한 미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지금 나는죽음의 신, 즉 세계의 파괴자가 됐다"고 후회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