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 밸런스?'(true balance?) 지난해말부터 미국 골프볼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말이다. 미국 윌슨사가 '완벽한 밸런스를 지닌 골프볼'이라는 선전문구로 '스탭 트루' 볼을 내놓자, 골프볼에도 균형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이슈화된 것이다. 골퍼들은 제대로 스트로크한 퍼팅이 홀 바로 앞에서 갑자기 옆으로 흘러버린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물론 퍼팅실력이 모자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혹 볼 자체가 잘못돼서 그랬을 것이라고 의심한 적은 없는가. 볼에도 균형잡힌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는 것이 윌슨사의 주장이다. 윌슨은 미국.일본 등지에서 골퍼들이 선호하는 골프볼 2만4천1백92개를 선정하여 실험을 했다. 길이 3m 거리의 평지에서 퍼팅로봇으로 동일한 조건아래 볼의 밸런스를 체크해 본 것. 그 결과 균형잡힌 볼은 반듯이 굴러 홀인이 됐으나 균형이 틀어진 볼은 홀을 빗나갔다. 볼 메이커들이 만들어내는 볼은 모양은 같지만 균형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실 골프볼의 한 가운데에 코어를 삽입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다. 보통 코어가 커버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코어가 정중앙에 위치하지 않으면 볼은 무거운 쪽과 가벼운 쪽이 생겨 불균형 상태가 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험을 주관한 윌슨 부사장 루크 리즈는 "윌슨볼을 포함해 많은 메이커들의 볼이 불균형상태인 점에 놀랐다. 거리가 비록 3m밖에 되지 않았지만 불균형으로 인해 볼이 홀을 빗나가는 것을 보았을때 충격적이었다"고 말한다. 볼이 균형잡히지 않았을때 볼은 무거운 쪽으로 휘어지게 마련이다. 볼의 균형 문제는 지난해말 처음 제기된 이슈는 아니었다. 많은 투어프로들은 몇년전부터 이 말을 듣고 새 볼을 가져오면 그 볼을 소금물에 담가서 균형여부를 실험했고, 가벼운 쪽과 무거운 쪽이 있는 '불균형 볼'은 사용하지 않았다. 볼을 소금물에 담그면 뜨게 되는데 균형잡힌 볼이라면 집어넣을 때마다 표면으로 떠오르는 위치가 달라질 것이다. 그 반면 한쪽으로 무게가 쏠린 볼은 집어넣을 때마다 가장 가벼운 쪽이 항상 위쪽에 오게 마련이다. 골퍼들이 집에서 쉽게 해볼수 있는 실험이다. 윌슨의 실험은 퍼팅교습의 세계적 권위자인 데이브 펠츠에 의해 더 객관화됐다. 펠츠 역시 퍼팅로봇에 의한 객관적 방식과 소금물에 세제를 탄 전통적 방식으로 볼의 균형문제를 본격 제기했다. 그는 "골프볼업계에서 볼의 밸런스 여부를 알고 있으면서도 문제삼지 않은 것은 여태까지 해결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윌슨은 자사가 최근 선보인 스탭 트루야말로 지금까지 나온 볼중 가장 완벽하게 밸런스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윌슨은 특허를 낸 '트루 기술'로 코어의 무게를 커버쪽으로 분배, 코어와 커버의 무게를 똑같이 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볼은 어느 쪽이 가볍거나 무겁지 않고 정확히 균형을 잡고 있다는 것. 윌슨측은 "볼이 균형잡혀 있으면 퍼팅시 스트로크한 볼이 직선라인을 그리게 돼 더 일관성있는 결과를 내며 드라이버나 아이언샷때는 스핀을 줄여 거리를 늘려 준다"고 설명한다. 독자들이 지금 쓰고 있는 볼은 과연 균형잡힌 제품인가?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