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한때 1,320원대로 올라서는 등 이틀 내리 상승했다. 돌발적인 수급 혼전에 따라 환율은 1,320원을 축으로 위아래 흔들렸다. 달러/엔 환율보다는 장중 수급에 따라 움직였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50원 오른 1,318.5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약보합권에서 시동을 건 환율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와 역외매수세 등에 의해 시장 분위기가 주도됐다. 6거래일만에 1,320원대를 등정하기도 했던 환율은 오후 들어 단기급등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국책은행의 매도세와 역외의 차익실현이 어우러져 상승세가 꺾여 1,320원 밑으로 반락했다. 증시가 지수선물·옵션 만기 부담을 뚫고 연중 고점 경신과 20개월여중 최고를 기록하며 환율 상승 심리를 위축시켰다. 일부에서는 엔/원 환율에 대한 투자은행(IB)의 손절매에 따른 달러매수세가 계속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단순하게 IB의 달러/원 포지션 조정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엔/원 트레이딩 규모가 실제 거래를 좌우할만큼 크지 않고 부수적인 요인에 불과하다는 것. 뚜렷한 방향성없이 장중 수급에 따른 이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320원대 안착은 일단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 매물이 있는데다 달러/엔의 급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1,320원을 넘나드는 거래가 당분간 이뤄질 수 있다. ◆ 1,320원대는 부담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가 매수에서 매도로 돌고 달러매수초과(롱)상태에서 보유물량을 덜어내면서 반락했다"며 "업체 네고는 좀 나왔으며 달러/엔은 현재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단 1,320원대에 안착하지 못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내일 하락쪽으로 가닥이 잡히면 급락 가능성도 있다"며 "거래는 1,314∼1,320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최근 흐름은 수급에 따라 흔들리면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오전에는 역송금수요, 오후에는 역외매수 등이 주도했으나 1,320원대는 부담이 있는 레벨임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엔 강세 조정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약세로 돌아서도 달러/원의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1,320원대 안착을 위해서는 달러/엔이 130엔을 넘어서야 하고 당분간 1,32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5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 수급 혼조, 달러/엔 무덤덤 = 네고물량은 소규모로 꾸준히 공급된 가운데 1억달러 이상의 역송금수요가 유입되고 결제수요가 병행했다. 역외세력은 이날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했다. 투자은행(IB)들은 엔화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 탓에 손절매에 나서 '원 매도-달러 매수'를 함으로써 달러/원 환율을 상승시킨 뒤 1,322원선에서부터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로 돌아섰다. 엔/원 환율은 장중 1,030원선까지 턱걸이한 뒤 되밀렸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128.35엔을 기록한 뒤 장중 오름세를 유지했으나 저항선인 128.80엔을 뚫지 못하고 번번히 막히는 흐름을 연출했다.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하락 흐름에서 미조구치 젬베이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의 엔 약세 유도 발언으로 반등, 128.85엔까지 올라서기도 했으나 막힘을 확인하고 되밀렸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2분 현재 128.60엔을 기록중이며 이날 달러/원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닷새째 주식순매도에 치중, 1,24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331억원의 매수우위를 지켰다. 주가는 전날보다 19.01포인트, 2.30% 급등한 846.03에 마감, 지난 6일 기록한 연중 고점인 843.06을 넘어선 것은 물론 지난 2000년 7월 10일 851.47 이래 최고 수준을 가리켰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20원 낮은 1,316.8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저점인 1,316원까지 내려선 뒤 이내 상승 전환, 10시 41분경 1,320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1,319원선에서 추가 상승을 엿보던 환율은 11시 11분경 1,320원을 상향돌파하고 고점 경신 흐름을 띠며 55분경 1,321.40원까지 다다른 끝에 1,321.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오른 1,321.4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역송금수요 등으로 고점 경신에 나서 1시 35분경 이날 고점인 1,322.5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일 장중 고점으로 1,323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 그러나 단기급등 심리 진압을 위한 국책은행의 매도 전환과 역외의 차익매물로 조금씩 레벨을 떨어뜨린 환율은 3시 15분경 1,317.60원까지 밀린 뒤 소폭 반등, 주로 1,318원선을 선회했다. 장중 고점은 1,322.50원, 저점은 1,316원으로 하루변동폭은 6.5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1,8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87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8,000만달러, 5억2,160만달러가 거래됐다. 13일 기준환율은 1,319.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