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고소비계층이 밀집해 있는 강남상권에서 주요 백화점들이 기선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급화를 유일한 탈출구로 판단하고 있는 백화점들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상권에서 타 백화점에 밀릴 경우 백화점 전체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신세계 강남점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이전까지의 아성을 크게 위협받은 현대백화점은 이달 1일 압구정본점을 리뉴얼, 오픈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1985년 개점해 다른 백화점들에 비해 낡고 매장 면적도 작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이번에 3개층을 확장, 영업면적을 6천426평에서 7천69평으로 643평 늘리면서 명품브랜드와 여성 캐주얼 의류, 장신구 등을 보강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1일 새단장 이후 지난 7일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1% 증가하는 등 이번 리뉴얼로 연매출이 6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2000년 10월 오픈할 당시만 해도 현대의 아성을 넘보지 못했으나 작년 7월 백화점의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되면서 서초동 지역의 큰손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 현대백화점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작년 11월에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2.1%나 신장되고 12월 세일 이후 올해 2월까지는 월 매출이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나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작년말 루이 뷔통, 올해 쇼메와 에뜨로 매장을 오픈했으며 앞으로도 까르띠에와 페라가모를 입점시키는 등 명품브랜드를 통해 구매력 높은 고객을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개점한지 18개월만에 흑자를 기록한데 자신감을 얻어 강남점을 롯데의 핵심점포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세워 놓았다. 상권내 재래시장이나 할인점 등과 유기적 보완관계를 유지, 지역상권의 동반발전을 꾀하는 한편 중고생들이 많은 지역임을 감안, 장기적으로 대형서점과 CD 샵, 문구전문점과 게임센터를 유치해 학생들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요 패션상품의 성공여부가 강남에서 가려지는 것처럼 고급 백화점의 이미지도 강남에서의 성패에 달려있다"면서 "강남 점포들은 점점 더 비싸고 화려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