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의 인터넷 쇼핑몰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대부분 월 매출이 5백만~1천만 안팎에 그쳤으나 이후 큰 폭의 신장세를 보여 상위업체들은 이미 월 1억~3억원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인터넷 공동구매와 패션상품의 인터넷 쇼핑 확산,쇼핑몰들의 판로개척 노력 등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상인들까지 인터넷쇼핑몰 구축에 나서거나 기존 쇼핑몰 입점을 서두르고 있다. 쇼핑몰 구축 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건에서 15건의 상담이 접수되는데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말했다. ◇매출 급증=트렌드1020,쇼핑DDM,이브클럽,케이디씨 등은 올들어 월평균 1억~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대문 상인과 지방 소매상간 직거래를 중개해주는 인터넷쇼핑몰로 지난해 9월 설립된 '트렌드 1020'의 경우 5개월 만인 지난달에 매출을 3억원선으로 끌어올렸다. 출범 당시 2백30개 점포였던 회원수도 2배 가량인 5백개 늘었다. ◇지방상인의 B2B 이용=동대문 출장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하는 지방 소매상인이 부쩍 늘고 있다. 대구에서 10년째 '딸기'라는 여성복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은 사장은 하루 평균 70만원어치의 옷을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바로 다음날 상품을 전달받아 판매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출장을 주 2회에서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였다. "관광버스 차비와 식대 택배비 아르바이트생 고용 등 하루 출장비를 15만원꼴로 볼 때 한 달에 최소 1백여만원은 절약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에 도움을 준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왜 뜨나=백화점이나 로드숍(거리점포)보다 20∼80%까지 싼 동대문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 쇼핑 포털사이트에 입점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높은 수수료는 물론 공동구매로 인한 대량납품,파격 할인가격을 소화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동대문업체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 시장과 달리 반품이나 환불을 받아주는 것도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쇼핑DDM 트렌드1020 등은 1백% 반품 및 환불이 가능하다. 배송서비스도 대폭 개선돼 일부 인터넷 쇼핑몰들은 구매금액과 상관없이 무료로 배달해주기도 한다. ◇전망=B2B와 B2C를 합해 작년 한해 60억원대로 추산됐던 동대문의 인터넷 쇼핑시장은 현재 연간 6백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라고 동대문 디지털협회 장용준 회장은 분석했다. 그는 "2만8천개 점포 중 5천개만 네트워크화해도 매출은 1조원대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걸림돌도 만만찮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가 단위로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하고 이를 모두 연결시키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수백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대문 옷은 직접 와서 사야 싸다'는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인식과 세원 노출을 우려하는 시장상인들의 특성 역시 인터넷 거래 확산을 제한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