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수집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언어 장벽이 노출됐다고 의회 회계감사원(GAO)이 밝혔다. GAO는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외국어를 구사할줄 아는 직원이 부족해 국제테러와 마약밀매 등에 맞서는 전투능력이 약화됐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입지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발표했다. GAO는 아프가니스탄과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에서 알카에다와 탈레반 용의자수백명을 심문중인 국방부가 가장 심각한 경우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GAO는 미군이 현재 아랍권으로부터 필요한 통역사와 번역가를 절반 확보하는 데그쳤다면서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중인 언어 '파슈툰'의 경우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군이 필요로 하는 파슈툰 인력의 68%가 부족한 형편인데 포로들에게모국어로 간단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통역요원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GAO는 설명했다. 아랍어를 구사하는 직종에 근무요원의 19%가 아직도 충원되지 않고 있다고 GAO는 덧붙였다. 군사 고위관계자들은 외국어인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함에 따라 아프간과 다른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분쟁을 감당할수 있는 "언어적"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GAO는 "고위관계자들이 만약 전쟁위협이 2군데서 동시에 발생할 경우 미군은 이를 지원할 언어적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고 강조했다. 연방수사국(FBI)의 경우 스파이와 테러분자를 검거하는 데 풍부한 경험을 지녔으나 외국인을 다루는 능력만큼 별반 나을게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FBI는 직무과정에서 외국어를 구사할 것으로 추정되는 1천792명의 '언어특수요원'을 확보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27%는 외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하거나 "최소한의 예의"를 표시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GAO는 주장했다. FBI의 언어특수요원중 겨우 14%만이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마이애미지역 히스패닉가운데 폭증하는 사기사건과 로스앤젤레스 폭력단 문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테러와의 전쟁에서 확보한 수천시간 분량의 오디오테이프는 창고에 방치된 상태라고 GAO는 주장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