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리오던(71) 전 로스앤젤레스 시장과 게리 콘디트(53) 연방 하원의원이 5일 실시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 정당별 후보 경선에서 패했다. 리오던 전 시장은 공화당 주지사 후보경선 투표에서 전체 선거구의 90.6% 개표 결과 30.5%(56만5천여표)를 얻어 49.5%(91만8천여표)를 획득한 투자은행가 빌 사이먼에게 완패했다. 빌 존스(52) 주국무장관은 17.8%(32만9천여표)에 그쳤다. 이로써 사이먼이 11월5일 그레이 데이비스(59) 현 지사와 대결하게 됐다. 데이비스 지사는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80.9%(147만3천여표)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리오던은 투표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이먼은 물론 데이비스에게도 앞서 당선이 유력시돼 왔으나 낙태와 총기규제 등을 지지하는 중도적 보수주의를 내세우는 바람에 보수원칙론자 사이먼에게 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캘리포니아주는 1년여전 선거법을 개정해 정당 등록 유권자가 자신이 등록한 정당 후보에게만 투표하도록 함으로써 리오던은 사이먼을 지지한 공화당 충성파 표를 상쇄할 민주당원 표를 확보할 수 없었다. 유세 막판에 데이비스 지사가 리오던의 정치 성향을 맹공하는 TV광고를 집중 살포한 것도 사이먼 승리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검사 출신의 사이먼은 아버지 윌리엄 사이먼이 리처드 닉슨 및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시절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자신은 투자은행가 겸 자선사업가로 활동해 왔으나 '정치초년생'으로 과연 백전노장의 데이비스 벽을 넘을지가 큰 관심이 되고 있다. 리오던은 패색이 짙어지자 `데이비스 타도'라는 출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이먼 선거전을 도울 의향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 지사는 작년 전력위기에도 불구하고 81%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반면 여대생 챈드라 레비 양 실종사건에 연루한 의혹을 받아온 콘디트 의원은 연방 하원 캘리포니아주 18지구(머데스토 등 중부지역)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한 때 측근이었던 데니스 카도자 주하원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카도자는 98.2% 개표결과 55.3%(2만8천여표)를 얻은 반면 콘디트는 37.6%(1만9천여표)에 그쳤는데 스캔들 의혹과 함께 인구조사에 따른 선거구 재조정이 최대 패인으로 지적됐다. 7선에 도전한 콘디트의 새 선거구의 유권자 40%가량이 이전에 콘디트에게 투표해본 적이 없는 낮선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로레타 산체스(42) 연방하원의원의 여동생인 노동운동가 겸 변호사인 린다 산체스(32)는 연방하원 캘리포니아주 39지구(세리토스 등 로스앤젤레스 남동부지역)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1위를 차지해 11월 본선에서 공화당의 팀 에스코바 후보를 물리칠 경우 미국 의회 사상 최초의 `자매 의원'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선거구 재조정으로 새로 신설된 39지구는 전체유권자의 54.7%가 민주당원인 반면 공화당원은 27.9%에 불과해 린다 산체스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4선에 도전하는 로레타 산체스 의원은 47지구(가든그로브.애너하임)에서 민주당 단독 후보로 출마했다. 한편 올해 예비선거로는 미국에서 처음 실시된 캘리포니아주의 투표율은 90.6%개표 현재 28.6%로 주 사상 최저(종전 최저는 94년의 3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주민 발의안 중 주의원 임기연장 허용 청원안은 부결됐다. LA 시정부의 코리아타운 관할 단일 경찰서 신설 등을 골자로 한 6억 달러 공채 발행안은 86.81% 개표 현재 찬성률이 65.96%로 통과(66.6%이상 찬성해야 함)가 아직 확실치 않다. 한인사회 치안 확보에 노력해온 리 바카(59) LA 셰리프(보안관)국장은 71%의 압도적 지지로 4년 임기의 재선이 확정됐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