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STB: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업체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대표적인 '스타주'로 꼽힌다. 휴맥스 같은 회사는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에 따른 외형성장에 힘입어 '벤처신화'의 표본이 될 정도다. 올해도 셋톱박스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큰 폭의 실적호전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월드컵 특수와 위성방송 실시 등 영업환경이 호전되면서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등 선발업체와 간격이 벌어졌던 후발업체에도 서광이 비치고 있다. 셋톱박스 시장은 국가별·지역별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목표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이른바 '게릴라전'식의 시장진출 전략이 구사되고 있어 덩치가 작은 국내 중소업체들에는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실적 전망=휴맥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천1백50억원과 1천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신장률은 각각 1백21%와 2백9%나 된다. 한단정보통신 현대디지탈텍 택산아이엔씨도 지난해 정보기술(IT) 경기불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대우증권은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의 올해 매출액이 각각 5천9백34억원과 1천3백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각각 81.9%와 43.5%에 달해 고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발업체 대비 저조한 실적을 냈던 후발업체들도 올해는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현대디지탈텍은 KDB(한국디지탈방송)에 대한 납품과 수출 증가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백20%와 2백31% 증가한 1천3백억원과 1백5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륭전자도 잇따른 수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목표치를 6백13억원과 32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적전망이 온통 '장밋빛'만은 아니다. 주력시장인 유럽시장이 어느정도 포화상태에 접어든 데다 미국 등 대체시장 공략에서 낙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투자 전략=셋톱박스의 모양은 하드웨어이지만 부가가치는 주로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한다. 셋톱박스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소프트웨어가 바로 수신자제한시스템(CAS)이다. 국내 업체 중에는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현대디지탈텍 택산아이엔씨 정도만이 CAS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 외에 각 업체의 신시장 진출에도 주목해야 한다. 휴맥스 등 선발업체는 현재 대체시장으로 미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