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계에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중소 IDC 업체들이 1∼2년간 심화돼온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말부터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9개까지 늘어났던 IDC 업체들이 경기침체 여파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업체의 고객과 자산은 KIDC 등 메이저 IDC 업체로 넘어가고 있어 메이저 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견 IDC 업체인 IBR은 서울 논현동에 건립중이던 제2센터를 올들어 한 부동산 업체에 판 데 이어 포이동의 제1센터도 매각했다. 또 전체 고객사 30개 중 10개사가 KIDC로 계약을 이전했다. 결국 IDC 사업 전체를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PSI넷은 지난해 말 미국 본사의 파산 여파로 국내 사업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인터넷접속서비스(ISP) 부문은 이미 한솔아이글로브에 매각했으며 IDC 부문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를 놓고 부심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 IDC 업체가 격화된 경쟁환경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한국PSI넷이 호스팅서비스 업체로 변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IDC를 계속 가져갈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매각하고 IDC업체의 서비스를 빌려쓰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PSI넷과 마찬가지로 한국시장 선점의지를 불태우던 아이아시아웍스코리아도 지난해 KIDC에 센터를 팔고 사업을 정리했다. IDC 부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앤지네트웍스도 지난해 말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대폭 교체,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이밖에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도 별정3호 사업인 구내통신사업을 새롬기술에 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KIDC(44%),KT IDC(25%),하나로통신 엔진,한국PSI넷,지앤지네트웍스 순으로 이어지던 국내 IDC시장이 KIDC,KT IDC,하나로통신 등 '빅3'체제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이은재 KIDC 부장은 "아직도 경쟁이 극심하기 때문에 제값을 받을 시장환경이 못된다"며 "서비스의 우수성을 무기로 내건 외국계 IDC도 버티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이들 3대 메이저와 전문성을 갖춘 IDC 중심으로 국내 IDC 시장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