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으로 또 하나의 금메달을 강탈당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김동성(고려대)은 21일(한국시간) 남자 1천5백m 결승에서 미국의 안톤 오노를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지난 17일 남자 1천m 준결승 탈락의 한을 푸는 듯했다. 그러나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려던 김동성은 실격이라는 심판진의 판정에 곧 할말을 잊고 말았다. 심판들은 김동성이 2위로 달리던 오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했다. 이 때문에 금메달은 오노의 차지가 됐고 중국의 리자준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의 전명규 감독은 경기 직후 심판진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17일엔 중국 리자준의 명백한 반칙행위로 억울하게 메달을 날려버렸던 김동성은 이날 경기에선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반칙 때문에 금메달을 도둑맞은 비운의 선수가 되고 말았다. 한편 한국은 이날 여자 3천m 계주 결승에서 주민진 최민경 최은경 박혜원이 이어달리며 세계 신기록을 세워 강력한 우승 후보인 중국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한국에 두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로써 한국은 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98년 나가노올림픽에 이어 여자 3천m계주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이날까지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로 국가별 메달 순위에서 전날 14위에서 공동11위로 뛰어올랐다. 여자 3천m 계주는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이지만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의 우세를 예상했다. 세계 최강 양양A와 양양S,왕춘루,선단단을 출전시킨 중국은 기량뿐만 아니라 지난 7년 동안 호흡을 맞춘 계주팀으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27바퀴를 돌아야 하는 결승전은 출발 총성과 함께 중국이 앞섰고 한국은 그 뒤를 바짝 쫓으며 호시탐탐 추월할 기회를 노리는 레이스가 이어졌다. 중국 한국 캐나다 순서로 진행되던 레이스에서 한국은 8바퀴째를 남기고 예상을 뛰어넘는 강공 작전을 전개,선두로 치고 나섰다. 1바퀴반을 돌고 주자를 교체하는 계주에서 1번 주자 주민진(세화여고)이 중국이 주자 교체를 하는 사이 반바퀴를 더 달리며 단숨에 선두로 나선 것. 승기를 잡은 한국은 중국의 추격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며 선두를 내놓지 않았다. 2바퀴반을 남긴 상태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마지막 주자 최민경(이화여대)은 양양A가 삐끗하는 사이 간격을 더 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재창 기자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