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기초 원자재의 최근 가격상승은 완제품 제조업체의 가동률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경기 조기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인 1~2월 사이에 가격이 올랐다는 점, 전자 석유화학 철강 등 산업간 전후방 효과가 큰 업종 대부분에 걸쳐 고르게 이같은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관련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증시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제조업체 수익 급속 개선될듯 =대한유화는 주력 제품인 폴리프로필렌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15억∼20억원의 경상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2월까지만 해도 월별 실적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면서 "올들어 제품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석유화학은 지난해 12월과 생산량은 비슷했지만 제품 가격이 평균 6% 오른데 힘입어 지난달 매출이 더 늘었다. 가용재고도 한달만에 4만5천t에서 3만5천t으로 줄어들었다. 한화석유화학도 주력제품의 하나인 PVC의 내수가격이 올해들어 t당 10만원 이상 오르면서 수익성이 훨씬 나아졌다고 밝혔다. 이밖에 호남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등도 1월이후 실적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철근 시멘트 등 건설업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업들의 매출과 수익도 크게 개선될 조짐이다. 이달부터 t당 2만원 오른 가격에 철근을 공급하고 있는 한국철강 INI스틸 동국제강 등 전기로 업체들은 수입고철 가격의 인상분을 감안하더라도 5% 안팎의 영업이익률 개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항제철도 주력 제품인 열연코일 가격을 t당 20∼30달러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어서 수익률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업계의 경우 대부분 업체의 지난달 출하량이 전달보다 1백%이상 증가했다. 쌍용양회(1백44%) 동양메이저(99%) 성신양회(1백17%) 라파즈한라(1백54%) 현대시멘트(2백25%)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시멘트업체들은 통상 1∼2월중 실시하던 공장라인의 개.보수를 최소화하고 생산량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도 전분기 적자에서 완전 탈피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올해 1.4분기에만 1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삼성증권)하고 있다. TFT-LCD 세계 2위업체인 LG필립스LCD도 올해는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경기 조기회복 가시화 =내주중 2.4분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를 발표할 예정인 대한상의는 최근 회원사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기업들의 '색깔'이 밝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정부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의 90%를 상반기에 집행키로 하는 등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대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는 점도 조기회복론의 근거다. 최근 주가의 단기급상승에 따른 '증시 과열론'과 '속도조절론'에 대해서도 애널리스트들은 당초 예측한 경기회복 시점이 틀렸을 뿐 실물경제 회복추세를 적절히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로 예측한 경기회복시점이 앞당겨지면서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이 다져지고 있는 단계라는 분석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1.4분기 제조업체 수익전망을 수정해 흑자전환이나 대폭 수익개선 등의 자료를 내놓고 있다. 전종우 현대투자증권 거시경제팀 수석연구원은 "미 테러사태 이후 설비투자 축소와 함께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과잉설비를 해소하면서 감원, 재고조정 등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세트(완제품)업체의 재고부족으로 신규주문이 몰리면서 비수기인 2월들어 대부분 제조업체들이 설연휴를 반납할 정도로 공장을 풀 가동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상반기까지는 견조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 산업부 대기업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