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구치 프라다 등 고가 수입품으로 대표되는 명품(名品)의 고객층이 급속도로 젊어지고 있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생활에 여유가 있는 일부 고소득층의 40·50대 '안방마님'들이 주소비층이었으나 이제는 절반 이상을 20·30대의 '젊은층'이 사간다는 것. 자영업 등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젊은층의 증가와 일부 과소비 풍조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명품관이 백화점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명품 구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대의 매출 비중이 30.8%로 50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30대의 명품 매출구성비가 99년 25.5%에서 계속 증가추세를 나타낸 데 비해 50대는 99년 33.8%에서 지난해 25.4%로 급락했다. 특히 올 1월에는 23.7%로 떨어지며 40대에도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를 합친 젊은 층의 비율도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20·30대의 매출구성비는 99년 41.6%,2000년 49.0%,2001년 51.6%로 꾸준한 상승세다. 올 1월에는 51.8%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에도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코너의 지난 1월 연령별 매출구성비(백화점카드 기준)는 20대 24.8%,30대 34.1%,40대 18.7%,50대 이상 22.3%로 30대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다. 20·30대를 합한 젊은 고객층의 비율이 58.9%로 60%에 육박하고 있다. 고객수로 살펴보면 젊은층의 명품시장 참여는 더욱 확연해진다. 롯데 본점 명품관의 경우 30대 고객수가 36.0%로 가장 많고 20대가 33.7%로 뒤를 잇고 있다. 명품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손님 10명 중 7명이 20·30대 젊은 층이라는 의미다. 대표적인 명품매장인 갤러리아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의 경우 30대 고객수가 40대보다 훨씬 많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갤러리아백화점 카드 보유자 중 명품관 고객은 30대가 28.0%로 40대(23.8%)보다 4.2%포인트나 높다. 20·30대 젊은 고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2.2%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 명품팀의 이순순 바이어는 "20·30대 고객의 구매 빈도뿐만 아니라 객단가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여서 명품시장에서 젊은층의 파워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이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계를 만들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 명품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 과소비 논란에 관계없이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