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없는 건설교통부의 항공노선 배분이 또다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건교부는 지난해 8월 인천-도쿄 주 21회 운수권을 아시아나항공에 몰아주면서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 단거리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이라고 정책 방향을 재삼 밝혔었다. 그러나 9일 발표한 노선배분에서는 장거리인 런던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에 배정해 스스로 원칙을 깨는 우를 범했다. 건교부는 대한항공 독점노선인 런던노선을 경쟁화한 것은 승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으나 지난해 8월 경쟁체제가 도입된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한항공이 주 5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운항중인 프랑크푸르트노선은 경쟁체제가 도입된뒤 주 7회 운항하고 있는 루프트한자 독일항공과의 국적 항공사 수송점유율이 37:63에서 46.4:53.6로 오히려 역전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같은 점을 들어 "이번 노선 배분 결과는 양 항공사의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건교부에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또 노선권 배분 신청전부터 나돌던 런던 노선의 아시아나 배정설도 건교부의 밀실행정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런던노선과 함께 고수익 노선인 베이징, 상하이노선의 추가 운항권을 따내 이번 노선배분에서 상대적으로 '판정승'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오히려 정부의 노선배분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정부들어 매출액 격차가 2조9천220억원에서 지난해 3조4천610억원으로 더욱 벌어졌다"면서 "양사의 격차를 6:4로 줄일 때까지 정책적인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건교부가 항공노선 배분을 놓고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은 스스로 정한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언제까지 명확한 기준없이 항공정책을 계속할지 두고 볼일이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