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차정일 특검팀은 3일 지난해 대검 수사 때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김형윤 전 국가정보원 경제단장이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에게 수사중단을 요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이용호씨 부인 최모씨, 그리고 평소 이용호씨와 알고 지내던 임모 변호사 등을 2일 소환, 조사한 결과 이형택씨가 작년 9월 이용호씨 구속 직후 예보 전무실에서 보물발굴사업자 최모씨 및 임 변호사와 함께 검찰수사 상황 등을 논의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팀은 이형택씨가 얼마 뒤 다시 사무실을 방문한 임 변호사로부터 신 전 총장의 동생 승환씨에게 5천만원을 송고한 내역이 기재된 최씨 명의의 통장이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사실을 확인, 이후 이씨의 행적을 캐고 있다. 특검팀은 특히 이형택씨가 검찰수사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으며, 임 변호사로부터 통장 얘기를 듣고 "그게 사실이냐"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진술을 확보, 신 전 총장 등에게 수사중단을 요청했는지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또 비슷한 무렵 이용호씨 부인 최씨가 문제의 통장 원본을 임 변호사에게 맡겼다가 3-4일 뒤 "사건을 맡게된 검사장 출신 J변호사에게 전달하겠다"며 되찾아간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최씨가 J변호사에게 통장 원본 또는 사본을 건넸는지, 이형택씨나 김형윤씨에게 전달했는지 여부 등 당시 통장의 흐름을 쫓고 있다. 특검팀은 관련자들에 대한 기초조사를 마친 뒤 신 전 총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당시 정황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신 전 총장은 "중학교 후배인 김형윤씨를 알긴 알지만 통장을 보지 못했고 이와 관련, 김씨가 찾아온 적도 없으며, 나에게 압력을 넣는다는 것은 있을 수없다"고 말했다. 또 일부 언론에 이용호씨가 승환씨에게 송금한 내역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된 김태정 변호사는 "누구로부터도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으며 이형택.김형윤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용호씨가 보물매장 가능성을 인정하는 국정원 보고서를 입수, 보물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진술이 확보됨에 따라 진위를 확인하는 한편 보고서가 이기호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에게도 전달됐는지도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이 전 수석을 이르면 5일 소환, 이형택씨와 고 엄익준 전 국정원장을 연결해주고 보물발굴 사업에 대해 국정원의 보고서 내용과 다르게 해명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