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아프가니스탄 내 기지를 레바논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최근 입수된 정보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살라 하지르'라는 가명을 써온 예멘 국적의 알-카에다 고위간부가 2주전 쯤 레바논에 도착해 베이루트에서 테러조직 헤즈볼라 지도부와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신문은 하지르와 헤즈볼라의 접촉은 알-카에다가 이란의 지원을 받고있는 헤즈볼라측으로부터 은신처 제공을 모색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첫 증거라고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이란혁명수비대의 자금과 후원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악의 축'으로 지목한 바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란의 테러지원과 관련해 지난 달 27일 "우리는 이란이다마스쿠스를 통해 베카계곡에 테러범을 적극적으로 파견하고 있는 점을 알고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영국 외교소식통들이 헤즈볼라는 시아파, 알-카에다는 수니파 이슬람 조직인 만큼 "친구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들 두 단체가 협력관계를 구축한 실질적 증거가 90년대 초반부터 존재해 왔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하지르가 레바논에서 알-카에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수니파 테러조직 우스바트 알-안사르와 만났다는 정보 보고도 있다면서 우스바트 알-안사르조직원 중 상당수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함께 전투에 참여하다 한 달여 전 레바논으로 귀국했다고 덧붙였다. 알-카에다는 탈레반 정권 붕괴와 아프간내 테러 기지 파괴로 본부를 소말리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로 옮기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으며 이 때문에 파키스탄을 빠져나오는 선박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문이 이뤄지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