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8:40
수정2006.04.02 08:43
지난 10여년 동안 엔론의 부실 가능성을 경고했던 애널리스트가 뒤늦게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휴스턴에 소재한 소규모 투자회사인 샌더스모리스해리스 그룹의 에너지담당 리서치팀장 존 올슨.
와튼스쿨 MBA 출신인 그는 1980년대 말부터 줄곧 "엔론의 주가가 실적이상으로 부풀려졌다"며 월가에 ''엔론 주의보''를 발동시켰다.
그의 거듭된 부정적 리포트를 견디다 못한 케네스 레이 엔론 전회장이 친필 항의편지를 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불과 얼마전까지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언론으로부터 대표적인 신경제의 혁신기업으로 칭송받는 엔론을 비난했다는 이유에서 ''이단자''취급을 당했다.
엔론 파산 이후 올슨은 일약 휴스턴의 명사(名士)가 됐다.
그가 강연하는 ''엔론의 몰락''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만원이다.
그는 이제 입장을 바꿔 ''엔론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잘못된 회계관행만 시정한다면 막강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는 엔론이 반드시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부실이 드러난 이상 지금이 엔론의 주식을 헐값에 살 수 있는 호기"라고 강조한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