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7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대권.당권 분리를 선언하고 "공정한 경선을 위해 경선시기와 절차가 결정된 뒤 적절한 시기에 총재권한대행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는 당3역 등 당직자 및 의원 60여명과 내외신 기자 100여명이 몰려이 총재의 정국운영 방향을 관심있게 지켜봤으며 한나라당은 회견장 단상에 20-30대사무처 직원 30여명을 배치, `젊은 이미지'' 부각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이 총재 회견의 일문일답. --국민경선제를 도입할 의향은. ▲국가혁신위에서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 국민경선제는 앞으로 좋은 제도로지향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다만 민주당이 제시한 국민경선제는 선거법 저촉을 피하기 위해 국민 일부를 입당케 하는데 이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 많은 국민이선거전 과열 및 돈선거라는 혼탁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를 수용하나. ▲집단지도체제가 민주주의이고 총재제도는 비민주적이라는 흑백논리같은 등식이 지배해서는 안된다. 각각 장점이 있다. 과거 집단지도체제에서 흔히 본 단점은계파 보스 중심정치가 자리잡고 계파 보스간 공천권과 인사권을 나눠먹는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문제의 기준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편다는 목표아래 이뤄져야 한다. --총재권한대행 체제 가동 시점은. ▲적절한 시점에 하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완전하고 자유로운 공정경선이 이뤄질수 있도록 나뿐 아니라 모든 당원이 공감하는 시기에 할 것이다. --총재선출 전대와 대선후보 선출 전대를 분리하자는 주장이 있다. ▲전당대회 문제는 `선택 2002 준비위원회''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할것인 만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3김청산''을 주장하면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에게 공을 들이는 것 같다.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정치적인 시각으로 보지 말기 바란다. 저는 그분과의 인연으로 감사원장과 총리를 지냈고 정치에도 들어왔다. 그런 인연을 소중하게생각하고 인간관계를 값지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직과 총재직을 전당대회에서 분리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대통령직과 총재직을 분리하는 것과 야당에서 대통령후보와 총재직을 분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총재직 분리는 대통령의 권력집중으로 국회를 좌지우지하는 틀을 벗어나려는데서 출발한다. 야당의 대선후보와 총재직 분리는 다른차원이다. 내가 총재로서 관련돼 있고 내가 대선후보가 될지 다른 사람이 될지는 모르지만 분리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해 효율적으로 당을 운영해야 하고 민주화를 해야 하는 두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대통령 후보가 된 뒤 총재로서 당을 이끄는 것이 민주화와개혁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거를 위해 같이 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고 목적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제 상설화에 대한 견해는. ▲검찰과 국가기관이 제자리에 서고, 헌법과 법이 정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길바란다. 하지만 특검제 상설화로 인해 특검이 옥상옥의 기구로 자리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포함문제는 가급적 빠른 시간에 우리 주장대로 되길 바란다. --개헌문제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인 것 같은데. ▲올 한해 월드컵, 양대선거 등이 있고, 민생경제 등 국민이 바라는 과제가 산적해있다. 이를 모두 제쳐놓고 헌법의 몇개 조항에 메달리자는 말인가. 즉흥적으로일을 벌릴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 --북한이 변했다고 생각하나. 대통령에 당선되면 햇볕정책을 유지할 것인가. ▲북한은 실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변화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실질적 공존이지만 이런 변화를 볼 수 없다. 북한의 변화를기약하며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주장하는 포용정책은 김대중정권의 햇볕정책과는 다르다. 포용을 위한 전략적 수단과 원칙이 필요하다. --일본 방문시기와 논의내용은. 그리고 `천황''과 `일왕''에 대한 견해는. ▲방문시점은 정치일정이 중첩, 분명히 말하기 어렵다. 정치지도자 등과 만나한.일간 미래지향적 개선.발전 방향에 대해, 그리고 과거사 인식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다. 호칭은 중요하지 않다. 일반적 군주라는 면에서 `일왕''이라는 말이, 어느 한나라의 고유명칭이라면 `천황''이라 할 수 있다.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선에 나와 아름다운 경선의 모양을 갖추게 된데 다행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고 밝고 명랑하게 좋은 경선 치르기를 바라고, 박 부총재도 같은 생각이라생각한다. --행정부 부패와 관련, 김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昇凱岵?그동안 잘못해 정부가 욕을 먹었다는 취지의 말이나 일부 벤처기업의비리사건이라는 식의 현실인식은 부패척결 의지와 방향을 가늠케 하는 것이다. 부패가 어디까지 퍼져있고, 근원이 어디인지를 시인하고 발본색원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대통령직과 총재직 분리의 구체적 시점은. ▲대통령이 된 뒤에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경선제와 집단지도체제는 장점이 있으나 문제는 구호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영수회담이 필요하지 않은가. ▲영수회담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을 만나 현재 정치상황의 변화를 가져오고 깨끗한 선거의 틀을 잡는다면 언제든 만날 의향이 있다. --두 아들의 대선기간 외국유학 여부는. ▲가족회의를 열거나 해서 결정한 것 없다. 본인들이 정치와는 무관하게 살고자하며 나도 그렇게 믿는다. 작은 아이의 유학도 결정된 바 없다. 가족이나 인척으로인해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고,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감정적 공방이 있었다. ▲김 총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앙금이나 감정은 없다. 작년에 만나서정치공조에 대해 얘기를 나눈 뒤 항상 같은 심경과 자세를 갖고 있다. 앞으로도 공감하는 부분은 공조할 생각이 있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당적 이탈은. ▲그럴 생각 없다. 대통령과 여당은 공조해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에 책임을 지는 공당이고 대통령이 당적까지 떠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비주류와 미래연대에서 총재직 폐지 및 집단지도체제를 요구했는데. ▲지금 집단지도체제를 도입, 총재직을 없애는 것은 현재 야당으로서 비효율적이며 민주적인 것도 아니다.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견해는. ▲부시 행정부로 인해 남북관계가 정체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어떤 대응조치를 할지 판단하지 못해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북미대화는 북한에 달려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기조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김범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