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는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이 엔론사(社) 정치권 로비의혹과 관련, 상원의원선거 출마 당시 엔론사 로비와는 관련이없는 것으로 발표했다고 ABC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금 관행을 알아보기 위해 케네스 레이 엔론 사장과 전화통화를 했고 부시 행정부의 고위 공직자들도 엔론 사장과 수시로 접촉을 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관련 법률과 진상을 검토한 결과,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과 그의 비서실장 데이비드 아이레스는 엔론사 비리 의혹과 관련한 어떤 주장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무관함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또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은 엔론사와 관련한 수사 착수나 진행 등 어떤 단계에서도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레리 톰슨 법무차관이 엔론사정치권 로비 의혹 등에 관한 수사를 지휘한다고 덧붙였다. 레이 사장과 엔론사는 지난 2000년 미주리주 상원의원선거 당시 애쉬크로프트의원을 지원하는 정치대행위원회에 2만5천달러의 선거자금을 기부했으며 최근 몇 년간 부시 대통령의 각종 선거운동에도 수십만달러를 기부했다. 이에 앞서 애리 플레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레이 사장이 지난해 가을 폴 오닐 재무장관과 돈 에번스 상무장관에게 금융지원 문제를 협의해 왔다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상의하지는 않았으며 지원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법무부와 의회 진상조사위원회가 엔론사 회계업무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접촉을 시도해온 엔론사 회계 담당자 아더 앤더슨은 이날 오후 회사와 관련한 중요 문서들이 파기됐다고 발표했다. 한편 공직자청렴센터에 따르면 엔론사는 부시 대통령 주지사 선거 때부터 시작해 부시 대통령의 정치활동에 50만달러 이상을 기부해왔으며 파산 기운이 감돌던 지난해 10월16일에도 공화당전국위원회에 6만달러를 냈다. 또 부시 대통령의 경제 보좌관인 래리 린제이와 무역담당 보좌관인 로버트 조엘릭이 엔론사 고문으로 재직하며 고액의 임금을 받았으며 부시 대통령의 정치전략 담당인 칼 로브는 엔론사 주식을 갖고 있다가 파산 직전 매각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