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westinchosun.co.kr 신세계 백화점 경리과장으로 재직할 때의 일이다. 그때 나는 30대였다. 사장이 차 한 잔을 권하며 ''20대…60대''론에 대해 이야기해 준 적이 있다. 20대까지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30대는 사회에서 교육받는 시기로 20∼30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학습의 시기''라고 했다. 40대는 각 분야의 중간관리자가 되는 시기로 이때는 ''말''로 아랫사람을 지휘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50대는 말보다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솔선수범을 통해 지휘하는 시기이며 60대는 말이나 행동보다는 ''덕(德)''으로 지휘하는 연령대라는 설명이었다. 40대 관리자의 덕목이라 했던 ''말''은 논리다. 사람을 설득하고 제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 다분히 이성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50대,60대가 돼 이른바 조직의 리더가 될 즈음에는 ''말''의 논리를 따르는 이성적 방법만으로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치밀한 계획과 논리적인 말로 포장할지라도 실제 행동이나 실천이 뒤따르지 않을 때는 아무도 그 뒤를 따르지 않는다. 이는 가정에서나 친구간,회사나 사회에서 모두 마찬가지다. 예부터 용장(勇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고 했다. 손자(孫子)는 지도자란 대인(大人)이어야 한다고 했다. 대인이란 덕(德)이 재(才)보다 큰 사람을 말하고 소인은 재가 덕보다 큰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또 오자(吳子)는 덕을 도(道) 의(義) 예(禮) 인(仁) 4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대인은 분명 힘이 있다. 그러나 권력으로 누르는 강한 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1세기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누르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식 정보사회에서는 지도자는 방향(Vision)과 전략을 정하고 각자는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조직이 운영되어야 한다. 나도 지금까지 이 연령대에 맞게 생활하려고 무척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면 따로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60대의 연륜은 바로 그 부드러운 힘에서 나오는 것이다. 한 번쯤 생각해 보자.우리는 어느 시기에 와 있는가. 배움의 시기를 지나 말로 행동으로 지휘하는 시기를 거쳐 덕으로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그리하여 존경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진정 가치있는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