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난해 연말 이후 북한이 직.간접적으로 관계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괴선박'' 사건이 잇따라 발생, 일본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허위 신고에 의한 해프닝으로 판명된 사건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2월22일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 오시마(奄美大島) 북서쪽에서 북한국적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이 출현했다가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교전 끝에 침몰한 사건은 ''괴선박 시리즈''의 신호탄이었다. 이 사건은 문제의 선박이 침몰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북한 선박여부가 규명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지만, 일본 내에서 북한 선박임을 의심하는 반론은 전혀 제기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새해 들어서 일본 언론은 7일까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이 괴선박 사건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일본에 밀입국하려다가 강제추방된 사건처럼, 이번 괴선박 사건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고려해 유야무야 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6일 밤에 가나가와(神奈川)현 후지사와(藤澤)시 에노시마 앞바다에서 "잠수복을 입은 5-6명이 육지로 상륙했다"는 목격자의 신고가 접수돼 일본 해상보안청이 조사에 나서는 사건이 발생, 다시 괴선박 사건에 불을 지피는 듯 했다. 이날 목격자가 주장한 부근에서 발견된 선박은 북한 선적의 화물선 ''소나무''(1만827t)로 확인됐으며, 7일 해상보안청이 조사를 벌였으나 신고 자체가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월 25일에 교토(京都)부 마이쓰루(舞鶴)시 교가미사키(經岬) 부근 해역에서 수상한 선박이 발견됐다는 정보로 해상보안청이 순시선을 파견하는 등 법썩을 떨었으나, 결국 허위신고로 끝난데 이은 `해프닝''인 셈이다. 그러나 7일 후쿠오카(福岡) 경찰이 후쿠오카 앞바다에서 중국적 추정 선박에서 각성제 150㎏을 압수한 사건은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중국적 추정 선박이 북한으로부터 출항한 선박으로부터 각성제를 넘겨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는 등 벌써부터 ''북한 커넥션''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북한 선박이 일본 해역에서 과거에도 각성제 등 마약 밀매에 관여했다는 관측이 제기되어온 마당이어서 각성제의 ''출처''가 북한으로 확인될 경우에는 사건의 파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