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유로화 통용과 외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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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관심을 끄는 경제변수는 환율이다.
출범은 3년전에 했지만 그동안 은행계좌를 통한 결제수단으로만 쓰이던 유로화가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통용됨에 따라 유로화 환율이 주목되는데다, 일본 엔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권 전체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대문이다.
이같은 외환시장 급변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수출을 더한층 위축시킬 것은 물론이고, 증시를 비롯한 국내경제 전반에 적지않은 부담을 줄 것이므로 환율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유로화의 성공적인 통용으로 유럽경제는 막대한 환전비용이 절감되고 내수시장이 크게 확대돼, 올해에만 0.5-1.0% 정도 국내총생산(GDP) 증가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출범 당시에 비해 많이 떨어진 유로화 가치도 조만간 상당히 회복될 전망이며, 더나아가 달러화와 함께 세계경제를 좌우할 또다른 기축통화로 부각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장기불황에 시달린 끝에 최근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가치가 더욱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엔화는 달러당 1백30엔대로 진입한데이어 일본 외환당국이 달러당 1백40엔까지는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자칫 동아시아 통화의 연쇄적인 평가절하 등 환율전쟁을 유발할 지 모른다는 무려가 높아지고 있다.
엔화약세는 당장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각국의 수출경쟁력을 잠식해 이 지역의 성장원동력인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경우 수출채산성을 확보하려면 엔당 10원선은 유지해야 하는데 지난 연말 이 마지노선 마저 일시적으로 무너졌다가 간신히 회복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우리수출은 반도체 컴퓨터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인해 재작년보다 12.5%나 감소한 1천5백6억5천3백만달러에 그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이동전화기 가전제품 자동차 선박 등의 수출호조 덕분에 그럭저럭 수출규모를 유지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엔화가 급락세를 보임에따라 이들 품목의 수출마저 큰 타격을 받지 않을까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다.
게다가 수출품 단가가 수입품 단가보다 더 많이 떨어져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눈 순상품교역조건이 64.8로 악화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관계당국은 외환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적정환율을 유지하도록 정책수단을 총동원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