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자산가치 1조2천억원 규모의 자동차운송사업 부문을 현대자동차에 매각키로 하고 현대차 측에 인수를 공식 요청키로 했다. 이 사업부문은 현대상선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하면서 연 1천억원 이상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알짜' 사업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지난 18일 산업은행 정건용 총재를 방문, 자동차운송 사업부문을 현대자동차에 넘기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제출했다. 정몽헌 회장은 조만간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을 만나 자동차 선단 인수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건용 총재도 정몽헌 회장과 별도로 현대자동차 측에 인수를 제의할 예정이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운송사업 부문은 자체 선박(26척)과 용선한 자동차선을 합쳐 약 80여척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와 신인도 향상을 위해 현대자동차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또 적선동 및 무교동사옥은 모건스탠리에, 부산 자성대 등 국내 3개 전용 부두는 홍콩의 부두운영 회사인 허치슨포트홀딩스에 각각 매각키로 하고 이달내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LNG선 매출채권을 담보로 5천억원어치의 자산유동화 증권을 발행키로 했다. 현대상선은 이를 통해 모두 2조원대의 자금을 조달, 일부 운영자금 소요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의 금융권 부채는 현재 2조7천억원에서 1조원대로 줄어들어 독자 생존기반을 갖추게될 전망이다. 한편 업계는 현대자동차도 자체운반선을 확보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을 꾀할수 있고 자동차운송사업이 높은 수익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올해 한국로지텍이라는 물류회사를 설립하는 등 해상운송 사업에도 강력한 의지를 보여온 만큼 이번 '딜'은 양측 모두에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단은 이와 관련, 현대차가 카캐리어 사업을 인수할 경우 인수대금은 장기 분할납부를 허용해줄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가 당장 투입해야 할 자금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일훈.김용준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