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홍콩의 개인 파산 신청자 수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인 1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금융기관들이 정부에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0일 파산관리국(Official Receiver)관계자 말을 인용, 지난 10월말 현재 9천705명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으며 12월중 신청자를 포함하면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파산 신청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설 경우 이는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할 것이다. 파산 신청자의 약 80%은 실업자 또는 신용카드 과도 사용자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파산 신청자 수가 이렇게 급증함에 따라 개인 파산신청을 받아들인 뒤 4년 후 신용을 회복해주던 종전의 부채 청산 관행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반발이 드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파산관리국의 이먼 오코넬은 금융기관들의 대책 수립 촉구에도 불구, 정부가 단기내에 파산신청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이를 둘러싼 당국과 금융기관간의 갈등이 불가피하게 됐다. 오코넬은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후 급증해 온 개인 파산 신청 건수가 올들어 홍콩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는 홍콩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지난 98년 1천362건에 불과했던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 5천487건으로 폭등했다. 90년대 초반의 경우 연간 사례가 수 백건에 그쳤었다. 홍콩의 개인 파산자 급증 요인은 지난 8-10월 5.5%를 기록한 높은 실업률과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 및 대출,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인 것으로 신문은 풀이했다. 홍콩대학교의 파산 전문가인 찰스 부스는 "미국 은행들의 경우 파산에 직면한개인들에 대해 채무 재조정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홍콩 금융기관들의 파산절차에 대한 지나친 엄격성 등으로 인해 개인 파산자가 급등하게 됐다고설명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