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은 이스라엘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자행한 이슬람무장 저항운동단체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가 있는 3개 기구의 자산 190만달러를 동결했다고 재무부 고위 관리들이 4일 밝혔다. 이들 관리는 자산이 동결된 3개 기구는 텍사스주 리처드슨에 본부를 둔 미국 최대의 이슬람 자선단체 '구제와 발전을 위한 성지(聖地)재단'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본부를 둔 '알 아크사 국제은행' 및 '베이트 엘-말 지주회사'라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도 미국에 이어 이들 3개 기구의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하고, "테러리즘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캐나다 정부의 결의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관리들은 "현재까지 각 은행들이 보고한 동결자산은 190억달러로서, 그 대부분은 성지재단 소유다. 우리는 그 액수가 앞으로 수일 이내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스라엘에 타격을 가하기 위한 하마스의 자살 폭탄테러 요원 선발과 훈련을 지원한 혐의점이 있는 성지재단 등 3개 기구의 자산 동결 결정을 발표했다. 재무부의 한 관리는 "자산 동결 대상에 처음으로 한 은행이 포함됐다"면서, "이는 테러리즘과 연관이 있는 실체에 대해서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거부한다는 행정부의 결의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지재단이 테러활동의 제1선 조직"이라고 단언했다. 성지재단은 당초 캘리포니아주에서 `피점령지기금'이라는 이름의 면세 자선기구로 출범했다가 1992년 텍사스주 리처드슨으로 옮겼다. 백악관 사실조사 보고서에는 가자지구에도 지부를 두고 있는 이 재단이 지난해 모금한 돈 1천300만달러가 하마스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돼 있다. 연방정부 당국이 성지재단 본부를 비롯한 일리노이주 브리지뷰, 뉴저지주 패테슨,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무소 등에서 영업장부를 압수하고 사무실을 봉쇄한 후 성지재단 측은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들이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존 재니 대변인은 "우리는 테러분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하마스 산하 정치단체 지도자로서 미 법원에 의해 테러활동에 직접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무사 아부 마르주크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았다는 사실은 시인했다. 재니 대변인은 "그가 기부를 한 것은 그가 테러분자들과 연관돼 있다는 증거가 확정되기 전인 1992년이었다"면서, "그 당시에는 그의 출신에 대해 아무런 의문점이 없었다. 그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항변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