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계는 마사코(雅子) 황태자비의 여아 출산을 계기로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줄 `로열 베이비 특수'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일본의 한 민간 경제 연구소는 황태자비의 출산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는 일본 열도에 결혼, 출산붐이 일 경우 3천455억엔의 신규 수요가 생길 것으로 시사했다. 특히 이로 인해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경우 국내 총생산 면에서 0.1-0.2%의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수조엔 규모의 경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계는 1일 황태자비의 여아 출산 소식에 주요 경제 단체장들이 침체된 국내경기의 회복을 기대하는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경제 상황이 달라져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미치코(美智子)황후가 현재의 나루히토(悳仁) 황태자를 출산했던 1960년의 실질 경제 성장률이 13.3%로, 전년(9.2%)과 이듬해(11.8%)보다 높았던 '전례'에 주목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황태자비의 출산을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출생률 회복과 소비 지출 호전등 모처럼만의 경기 부양 재료로 반기는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주식 시장이나 실제소비 현장은 비교적 냉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주식 시장 관계자는 로열 베이비 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에너지는 그렇게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소비 심리의 회복 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격인 백화점의 경우 출산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긴 했으나 출산 기념 세일 등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아용품 관련 등 일부 기업들의 경우 특별 기획 상품을 내놓는 등 특수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는 장기 불황의 와중에 오랜만에 일본 열도를 축제 분위기로 몰아 넣은 언론들의 대대적인 출산 보도와는 달리, 예상외로 비교적 냉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듯한 거리의 표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