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부산에서 있었던 조추첨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이제 정말 카운트 다운 단계에 왔음을 일깨워준다. 올림픽을 치른 경험도 있기는 하지만,남은 5개월여동안 우리 모두 지구촌의 대축제를 준비하는데 소홀한 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하나 하나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과 함께 D조에 편승된 추첨 결과를 '불운'이라고 해석하는 시각은 적절치 않다.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와 함께 H조에 편승된 일본의 행운을 부러워할 이유 또한 없다. 치열한 예선전을 거친 강호들이 겨루는 본선리그이고 보면,냉정히 말해서 우리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약체팀은 사실상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유럽예선에서 가장 먼저 본선티켓을 따낸 폴란드가 힘겨운 상대임에 분명하지만 땀과 정성이 모아진다면 넘지 못할 산은 없다. 다섯차례나 본선리그에 나갔지만 아직 단 한경기에서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좌절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감독과 선수들이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최근들어 국가대표팀의 전력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다는 게 축구전문가들의 평가이기도 하다. 기대를 갖고 16강 진출을 성원해야할 일이다. 월드컵이 경기장 안에서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한·일 두나라가 공동주최하는 만큼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일본에 뒤진다는 평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한다. 무엇보다도 질서의식이 선행돼야 하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모두 개최하는 몇 안되는 나라 국민답게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월드컵을 볼모로 하려는 여하한 집단행동도 용납될 수 없다. 관광호텔업계에서 스팀 배스 규제철폐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월드컵 관광객 투숙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을 일부 보이기도 했지만,한마디로 상식없는 몰지각이다. 88올림픽이 한국과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지만 월드컵은 그 이상의 효과를 봐야한다. 단일국가로는 최대규모인 6만명이상의 관객을 점치게 하는 중국 경기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점은 경제적 기대효과를 부풀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월드컵특수도 기대해봄직 하다. 한국경제와 그 수출상품에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이번 월드컵에 걸린 가장 큰 과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하기에 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