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16년만의 정상 탈환이냐 프랑스의 2연패냐. 1일 2002 FIFA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본선 대진이 모두 결정되면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행보에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8년과 86년 대회 우승관록에다 남미 대륙에서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아르헨티나와 아트사커의 기수 지네딘 지단을 비롯한 98년 대회 우승 멤버를 고스란히 보유한 프랑스는 전문가 뿐 아니라 도박사들까지 우승 후보 1순위로 지목하고 있는 팀. 아르헨티나는 86년 대회에서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의 등장에 힘입어 정상에 오른 이후 한때 FIFA 세계랭킹이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부진을 보였으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후안 베론, 에르난 크레스포 등 스타들로 팀을 재구성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올해 세계청소년대회에서 혜성같이 나타난 하비에르 사비올라 등 신진까지 가세해 바티스투타조차 주전을 꿰차기 위해 신경을 써야할 정도로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했다. 여기다 골키퍼 로베르토 보나노와 에르난 브루고스가 철벽 방어를 펼치고 있어 참가팀 중 공수에서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편성에 `죽음의 조'로 불리는 F조에 속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 스웨덴, 나이지리아가 버티고 있어 초반부터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한다. 아르헨티나와 함께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잉글랜드는 마이클 오언과 데이비드 베컴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스웨덴 출신 에릭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유럽에서맞수 독일을 5-1로 대파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스웨덴도 스코틀랜드리그에서 한 시즌 53골을 기록한 헨릭 라르손이라는 득점기계가 버티고 있어 아르헨티나의 16강 진출을 호락호락 허락하지 않을 태세고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까지 일격을 가한다면 우승의 꿈이 물거품이 된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조 2위로 올라간다면 A조 1위가 예상되는 프랑스와 일찌감치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산너머 산을 건너면 결승 진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희망도 남아있다. 한편 프랑스는 로저 르메르 감독이 "98년 대회 우승 멤버에서 교체할 선수는 거의 없다"는 자신감을 밝혔듯이 누수없는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과 패스로 중원을 지휘하고 있는 지네딘 지단이 건재하고 최전방 공격수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는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다닌다. 또한 `바위'라는 별명의 마르셀 드사이를 비롯한 포백라인은 프랑스팀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다. 이처럼 두팀의 백중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도박사들이 전망한 우승확률에서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이는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가 치열한 예선전을 치르지 않아 긴장감이 떨어지는데다 팀워크를 다질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다는 점이 마이너스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또한 철벽수비를 자랑해 온 골키퍼 파비앙 바르테즈가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잇따라 범해 퇴조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이들과 함께 우승을 넘볼 팀으로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을 꼽을 수있다. 지네딘 지단에 버금가는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와 누누 고메스 등 탄탄한 팀워크를 갖춘 포르투갈의 돌풍도 기대해 볼만 하다. 더욱이 같은 조의 한국과 미국, 폴란드 등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팀들이 배정되는 행운까지 안았다. 또 파올로 말디니가 이끄는 스리백라인을 바탕으로 프란체스코 토티에서 최전방델 피에로, 필리포 인자기로 이어지는 역습을 주무기로 한 이탈리아도 언제든지 우승 후보들을 한방에 격침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대회에 첫 출전한 크로아티아가 단숨에 3위에 오른 전례에서 보듯의외의 팀이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고 예선에서의 `동네북 신세'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영원한 축구강국 브라질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