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에 이어 인천공항 2단계 사업을 내년에 조기착공키로 한 것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2단계 사업을 위해 내달 사회간접자본 건설추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설기본계획을 변경 고시한뒤 내년 2월까지 설계작업을 거쳐 하반기부터 부지조성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공항 2단계 사업이 재정부담을 우려한 기획예산처의 반대로10월말까지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고속철도 조기착공과 함께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염두에 둔 선심성 사업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2단계 사업의 내용=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공항 서측에 250만평의 부지를조성, 4천m급 활주로 1개와 36만5천평의 계류장, 4만8천평 규모의 여객 탑승동 1동을 건설한다. 현재의 시설로는 계류장이 내년이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고 화물터미널은 2004년, 활주로 2008년, 여객터미널 2005년에 각각 적정처리용량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활주로는 2005년쯤 상업운항이 예상되는 600t급(현재 항공기 최대기종은 B747-400s기로 392t급) 초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며 계류장은 항공기 56대가 동시에 주기할 수 있다. 여객탑승동은 항공기 32대가 동시에 탑승대기가 가능하고 탑승동과 여객터미널을 오가는 무인자동열차(ITA)가 설치된다. 3만평의 화물터미널과 급유시설, 정비고 등도 들어서며 공항 동측유보지 60만평중 30만평은 연내 관세자유지역 예정지로 지정돼 2004년말까지 898억원을 투입, 기반시설을 완비한뒤 2005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인천공항 철도사업은 2005년말에 1단계로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이 개통되고 2008년 8월까지 서울역으로 연장돼 61.5㎞ 구간이 완성된다. 이외에 아멕(AMEC)사와 사업시행조건을 협상중인 제2연육교는 인천 송도신도시와 영종도로 연결하게 되고 공항구역내 국제업무지역은 5만평에서 15만평 규모로 확대조성될 예정이다. ▲기대효과= 2단계 사업이 끝나면 인천공항의 시설능력은 크게 증가,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서의 제모습을 갖추게 된다. 항공기 운항은 현재 연 24만회에서 41만회로, 여객처리능력은 연간 3천만명에서4천400만명으로 늘어나며 화물처리 능력도 연 270만t에서 450만t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여객처리에 있어서 세계 10위권, 아시아 2위권에, 화물처리 기준으로는 세계 3위, 아시아 2위권의 공항으로 거듭나게 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하루 직.간접적인 고용효과가 4만명에 달하고 건설단계에서만 7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건교부는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관세자유지역이 조성되면 고용인원은 연간 3천700명, 수출효과는 6억5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인천지역을 포함한 국내 경기활성화와 인천공항 주변의 물류거점화,수도권 남부와 인천지역 주민들의 교통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과제= 최대 과제는 역시 4조7천32억원(민자 3천869억원 포함)의 사업예산을어떻게 조달하느냐다. 국고지원분은 1단계 사업과 마찬가지로 40%에 불과해 2조6천억원에 달하는 돈을인천공항공사가 부담해야 하나 현재 공사의 부채가 3조5천억원인 점을 감안할때 앞으로 재정조달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교부는 국고투입 시기를 앞당겨 공사의 부채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치밀한 재원조달 계획도 없이 선거를 앞두고 사업성과만을 내세워 착공시기를 앞당기는게 아니냐는 지적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