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루머로 나돌고 있는 아남반도체와 말레이시아의 실테라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양사 모두에 이득이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8일 국제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아남반도체와 최대주주인 암코 테크놀로지, 실테라 등 3사는 시장 루머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NCND) 입장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직 마케팅 어소시에이츠의 조지 번스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합병이 이뤄진다면 파운드리(웨이퍼 위탁가공) 업계의 구조재편을 가속화하는 중대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 업계는 대만의 TSMC(대만반도체)와 UMS(연화전자), 싱가포르의 차터드 세미컨덕터 등이 상위권을, 암코 테크놀로지와 아남반도체, 실테라 등이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아남반도체와 실테라 모두에게 좋은 '윈-윈(win-win)'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테라는 올해초 말레이시아 쿨림에 신설한 200㎜팹을 통해 0.25및 0.18 미크론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티브 델라 로체타 실테라 부사장은 "우리는 사업의 신속한 확대가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이 시장은 지금 모멘텀을 갖고 있고 0.18 미크론 기술에 대한 수요는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 상황"라고 말했다. 만일 실테라가 아남반도체 부천공장의 200㎜ 설비를 인수한다면 실테라는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같은 대형 거래선을 새로 확보할 수 있다. TI는 아남반도체의 최대 고객으로 이 회사에 DSP반도체의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이밖에 미국 심텍과 일본 도시바도 0.35와 0.18 미크론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아남반도체 부천공장을 이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TI는 장기계약에 따라 아남반도체의 처리 능력 가운데 40-70%를 이용하고 있으나 지난해에는 이용률이 크게 떨어졌다. 말레시이사의 실테라가 아남반도체를 인수하는 것은 이 회사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인 암코 테크놀로지의 마케팅과 판매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국제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암코 테크놀로지는 당초 전공정과 후공정을 일괄 서비스하려는 목적에서 아남반도체의 설비를 인수하고 지분을 확보했으나 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반도체 시장의 침체로 아남반도체를 추가로 지원하거나 이를 포기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암코 테크놀로지는 이 때문에 최근 아남반도체의 지분을 재조정할 뜻을 공공연히 피력해왔다. 암코 테크놀로지의 지분은 42%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