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일자) 제주개발 관광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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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주도를 동북아의 중심 자유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주 국제자유도시 기본계획안'을 확정 발표했다.
그동안에도 제주도 개발계획은 수없이 수립 시행돼 왔으나 이번 계획안은 종래의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의 개발계획이 관광·휴양지로서 면모를 갖추는데 주력해 왔다면 이번 계획안은 무역·금융 등의 복합기능을 가진 자유무역항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자유무역지대 설치, 투자에 대한 세금감면,내국인상대 면세점 허용, 출입국 자유 확대,골프장 이용료 대폭인하 등 파격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한마디로 사람·상품·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개방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2010년까지 총 4조8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외국인 관광객을 지난해 4백11만명에서 9백40만명으로 늘리고,지역 총생산도 연간 4조원에서 11조원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 목표대로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제주도가 천혜의 입지를 갖추고는 있다고 하나 이미 인프라를 충분히 갖춘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이고 개발이 진행중인 일본의 오키나와나 중국의 푸둥과의 투자 및 관광객·물류유치 경쟁에서 살아 남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 및 관광객 유치에 실패할 경우 제주도는 내국인 상대의 면세점·골프만 성행하는 관광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외국학교 설립 허용은 한국인용으로 전락해 자칫 외국인은 없고 한국인만 넘치는 기형적인 국제자유도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따라서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사업을 동시다발로 벌이기보다는 우선 천혜의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육성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기본계획안에 포함된 과학기술단지 조성이나 제주공항 자유무역지역 조성 같은 사업은 우선 순위를 뒤로 늦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제주도에 그런 산업시설이 입지하는 것은 실익도 없으면서 환경을 파괴해 자칫 관광지로서의 이미지만 손상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련법안을 제정하기에 앞서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기본계획의 타당성을 다시한번 철저히 따져보기 바란다.
의욕만 앞세우다가는 되는 일도 없이 제주도민의 기대만 잔뜩 부풀려온 지금까지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