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이경자 부회장이 김형윤 전 국가정보원 경제단장 외에 김은성 국정원 2차장 등과 잇따라 접촉을 시도한 일이 밝혀지면서`이경자 리스트'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씨가 접근했던 인물 중에는 국정원 고위간부 2명이 포함돼 있어 국정원 간부들이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등에 대거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던 중 김 차장등 금융감독원의 조사 무마 등을 위해 접촉했던 인물을 거론했다. 이씨와 남편(수배)이 접촉했던 인물은 김 전 경제단장과 김 차장, 그리고 제3의인물 등 3명. 이 중 김 전 단장은 지난해 7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금감원 조사를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씨로부터 5천500만원을 받은 혐의가 확인돼 지난달 5일 검찰에 구속됐다. 김 차장과 관련, 이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교육문화회관 커피숍에서 국정원 출신 회사 고문 강모씨 소개로 김 차장을 만나 현금 1천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건네줬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10월초 김 차장을 소환, 이씨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여부등을 조사했지만, 김 차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강씨가 얼굴이나 보자고 해 약속장소에 나갔는데 전혀 모르는 여자를 데리고 나와 강씨를 나무란 뒤 돌아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도 김 차장과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데다 돈을 건넸다는 이씨마저 "추석 인사 명목이었을뿐 청탁은 없었다"고 진술, 대가성은 물론 돈이 오간 사실도 입증이어렵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씨는 또 "문제해결을 위해 남편에게 모인사를 만나보라고 했지만 실제 접촉했는지, 로비를 했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했지만, 이씨 남편이 현재 수배중이어서 검찰수사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처럼 이씨쪽이 접촉을 시도한 인물의 지위와 폭이 확대되면서 이씨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등 정.관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씨가 거명한 인물은 김 차장 등 3명이 전부"라면서"그외 인물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