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민병대의 한 지역사령관이 지휘관 18명과 병력 1천600명을 이끌고 미군의 지원을 받고있는 북부동맹측에 망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망명 중인 반탈레반 사령관들과 협의를 하고 반란을 준비하기 위해 아프간 동부지역에서 파키스탄 접경도시 페샤와르를 방문 중이라면서 지난7일 밤 구소련 점령시절의 한 무자헤딘 사령관과 만나 반탈레반 군사작전 문제를 협의했다고 말했다. 큰 키에 마른 편으로 40대 중반인 그는 자신의 부족이 지난 96년 탈레반이 처음 집권했을 때부터 탈레반편에 서온 것으로 밝히고 "이는 개인적인 결정이 아니라 부족 전체의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탈레반편에 선 것은 당시 카불을 장악하고 있던 무자헤딘 계파들간의 끝없는 싸움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견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제 정치적 변화가 모든 아프간 주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있다"고 망명준비 이유를 밝혔다. 이 사령관은 상당수 아프간 주민들이 탈레반에 반대하고 있으나 미군주도의 군사작전이 외세의 침략으로 간주돼 아프간 여론을 탈레반 지지쪽으로 몰아갈 위험이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남부와 동부의 파슈툰족 지도자들을 반탈레반 전선에 끌어들이기 위한 몇차례 시도가 있었으나 현지에서 반탈레반 반란을 꾀하던 압둘 하크 전 무자헤딘사령관이 지난 달에 체포돼 처형됨으로써 반탈레반 전선 구축이 상당한 타격을 받은바 있다. (페샤와르 AFP=연합뉴스) eomn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