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막강한 군주'된 美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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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9·11테러 사태후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 최고로 팽창되고 있다.
역사학자인 아더 슐레진저가 리처드 닉슨 전대통령의 '제왕적 대통령'에 대해서 공격한 이래 28년동안 백악관의 권력은 계속 약해져 왔다.
특히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의회에 더 많은 힘을 줘 백악관을 감시하게 했다.
한때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은 강력한 대통령이었으나 이런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또 언론의 급속한 성장,국가권력의 쇠퇴,정치적 무관심 등이 막강한 대통령의 권력을 깎아내렸다.
특히 냉전의 종말은 대통령의 권한에 마지막 펀치를 날려 사그라들게 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당선됐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2월 정식으로 취임선서를 한 후에 워싱턴에서 가장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지난 9월 11일에도 부시 대통령은 한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아이들 앞에 서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교육개혁을 주장했다.
그날 미국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시에 있는 쌍둥이빌딩(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 충돌 테러가 발생했다.
이는 부시와 백악관을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부시는 즉시 정부조직을 재구성했다.
그리고 백악관을 재정비했다.
또 테러와의 전쟁상태에 돌입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평범했던 대통령(부시)이 강력한 군주가 되었다.
행정부는 정보를 수집하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의회를 설득해 4백억달러의 지원안을 확약받았다.
반테러리즘 예산안은 의회에서 아무 견제 없이 통과됐다.
행정부는 권력의 중심에 다시 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의 이동이 공화당에는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공화당은 종종 정부와 정치가에 권력이 이동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 여론은 강력한 정부를 위하여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과 같은 기관들의 활성화에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권력 남용을 우려해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
정치구조에서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1백명의 상원의원들과 4백35명의 하원의원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권력집중의 원인이 됐다.
부시 대통령은 전에 없었던 권력을 통해 정치적 의제를 스스로 만들고 정보의 흐름을 좌우한다.
지난달 부시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만약 당신들이 계속해서 정보를 언론에 누설한다면 정보 공유를 멈추겠다"고까지 큰소리쳤다.
역사적으로 보면 에이브러햄 링컨은 시민전쟁 기간중 말썽 많은 의원들을 구금시켰고 우드로 윌슨은 충성스럽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견해는 무시해버렸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도 12만명의 일본계 미국인을 자문 한마디 없이 억류했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테러로 인한 전쟁상황은 과거에는 없었다.
베트남전쟁때와 같은 미국내에서의 반전시위도 거의 없다.
오히려 탄저병 테러가 확산되고 있어 미국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안팎으로 미국인들은 전에 없었던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여당과 야당이 정파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맹목적으로 견제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정리=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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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1월 3일자)에 실린 'The imperial presidency'라는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