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일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한류(韓流) 열풍과 관련, 동남아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드라마나 음악이 아시아인의 정서에 맞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의 주요 일간지중 하나인 하노이머이(신하노이)신문은 최근호에서 "할리우드영화와 일본의 팝에 대한 열풍은 이제 90년대의 이야기가 되었다"고 말하고 "지금 아시아 청소년들의 관심은 '가을동화'와 같은 드라마와 음악밴드 '베이비복스'들"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아시아 MTV사장 미첼 바르마씨의 말을 인용, "지금은 일본의 인기프로그램까지도 모두 한국의 음악과 패션 매너를 흉내내고 있으며 아시아 전체가 김치냄새만 나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를 표현했다. 바르마씨는 "한국의 힙합 음악도 사실은 미국으로부터 도입된 것이지만 그 중에서 폭력, 마약, 섹스, 돈 같은 것들과 아시아인에게 수용되기 어려운 멜로디들이 제거되거나 수정되었기 때문에 유행이 가능했다"고 말하고 "만약 한국음악이 미국식을 그대로 따랐다면 한류열풍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의 음악인들은 개인의 자유, 사회.가족.학교에서의 보수적 분위기와 어려운 훈련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염원 등 아시아 젊은이들의 구미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머이는 한국의 TV드라마와 영화가 아시아에서 인기를 모으는 것은 문화적 유사점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프로그램의 대외수출은 1억달러가 넘는데 그중 80%가 드라마였다고이 신문은 지적하고 "드라마들은 음악에 비해 순수하고 부드러우며 할아버지에서 부터 손자까지 3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키스신의 경우도 뺨에 키스를 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것. 싱가포르 U채널의 이수휘 방송부국장은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용들이 평상생활에 친근한 것이면서도 지루하지 않은데다 특히 제작기술이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할리우드와 유럽은 이런 이유 때문에 아시아시장을 움직이지 못하며 일본은 자체문화에 치중해 한국의 문화가 아시아를 휩쓸고 있다"고 말하고 "한국가수들은 대부분 영어를 하거나 중국어, 일본어를 하며 이름도 쉬운 영어를 쓰고 노래가사도 비교적 쉬운 영어말을 쓰는 것이 장점이며 특히 한국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외국어로 노래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