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 컨소시엄측이 원금이익 보장 등 5개항을 새로운 협상카드로 내놓자 현대증권측은 적지않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특히 노조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증권측은 이번 AIG의 요구조건에 대해 실무적인 검토결과 일단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대증권 고위 관계자는 24일 "AIG측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 위해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 없다고 지난 19일 AIG측에 구두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AIG측의 요구조건이 대부분 이사회 결의나 정관 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가 필요한 사항이며 주주를 설득하기도 어려워 요구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임원진의 입장"이라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우선주 발행가격을 7천원으로 조정하기 위해 열린 이사회에서 겪은 진통을 감안할 때 이사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너무나 터무니없는 조건이어서 AIG컨소시엄측이 협상을 파기하기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신주 발행가 기준 5% 배당률(액면가 기준 7%)에 원금을 보장하는 조건의 '원금보장형 고수익상품'이라면 굳이 AIG컨소시엄에 매각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노조도 격앙된 분위기다.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 23일 게시판을 통해 "노동조합 해체에 관한 요구를 포함해 AIG측의 추가 요구조건을 낱낱이 밝힐 것"을 회사측에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임시주총을 통해 전임원 해임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AIG측은 지난 10일 현대증권에 △배당률을 액면가 기준 5%에서 발행가 기준 5%로 상향 조정하고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시기를 5년에서 1년 뒤로 단축하며 △투자원금을 5년 뒤에 상환받을 권리와 △현투증권 재출자분에 대한 콜옵션 등을 요구했다. 또 AIG가 보유한 우선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증자 금지 등 주가가치 희석을 봉쇄해 달라는 요구도 담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