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내부의 예상하지 못한 사태 진전에 따라,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정권이 미국의 공습 후 며칠내에붕괴할 것이란 미국과 파키스탄 군사전략가들의 계획이 빗나가게 됐다고 파키스탄의더 뉴스지가 23일 보도했다. 이같은 사태 진전으로 미군은 아프간 북부의 군사목표 달성에 지장을 받고 있으며 남부와 동부에서도 탈레반을 대체한 정치 및 군사세력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신문은 전했다. 특히 아프간 남부와 동부의 강경파 반 탈레반 파슈툰족 지도자들까지도 미국 특수부대의 탈레반 군사력 붕괴 작전에 대한 협력을 최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파키스탄 정보요원들과 접촉해온 탈레반 고위 관리들도 오마르의 행방을 비롯한 탈레반 지도부 관련 정보 제공을 꺼리고 있어 이들이 탈레반과 알 카에다의 치밀한 사전 전략에 따라 접촉을 유지했던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탈레반 정권내 일부 각료와 주지사들 역시 탈레반 이후 범부족 연립정부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 탈레반 정권에 맞서 군사적 도전을 감행할 의지는 없는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파키스탄 정부 소식통은 "위성 유도장치를 동원한 2주간에 걸친 미국의 폭격에도 불구, 탈레반이나 알 카에다 주요 지도자가 한 명도 죽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며 "이는 이들 두 조직의 지휘구조 전반이 여전히 손상되지 않았음을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파키스탄 관리는 "파슈툰족들은 정치적 충성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있을 지몰라도 외국인 침략자들을 돕기 위해 동족들에게 총부리를 들이 대기를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남부 파슈툰족 및 탈레반 지도자들과 접촉해온 파키스탄 관리들은 그동안 집중적인 정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아직 아무런 가시적인 결과도 없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정보조직을 활용, 탈레반내 온건파들이 오마르가 이끄는 강경파를 밀어내고 온건 연립정부 수립을 지지하도록 부추겨왔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