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탄저균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길에 떨어진 하얀색 밀가루, 시멘트가루를 "탄저균인 것 같다"는 112 오인신고전화가 잇따라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구나 하얀색 가루를 넣은 우편물을 보내는 장난 '모방 범죄'까지 가세해 경찰이 더욱 곤욕을 치르고 있다. 1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새벽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하루동안 서울지역에서만 "정체불명의 하얀색 가루가 있다" "탄저균 가루인 것 같다"는 112 신고전화가 16건이나 접수돼 경찰이 긴급출동했다. 일부는 군 전문가들이 함께 출동, 가루성분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하얀색의 밀가루나 석고가루 등으로 판명됐다. 한 신고전화는 "아들이 갖고 놀던 풍선이 터졌는데 풍선속에서 하얀가루가 쏟아져 나왔다"며 '풍선 테러'를 의심하는 전화가 걸려와 출동했으나, 장난감 가게 주인이 석고가루를 풍선에 넣어 판 풍선인 것으로 확인하고 철수했다. 경찰은 "미국의 '탄저균 테러'와 관련한 내용의 TV를 보고 장난삼아 편지봉투나비닐봉지에 밀가루를 담아 주택가나 상가에 슬쩍두고 가는 사람도 있어 오인신고전화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난, 오인신고전화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 출동하지않을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어떻든 하얀색 가루만 보이면 신고전화를 하는 걸 보면 미국의 '탄저균 테러'가 우리나라에도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