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를 통해 오는 16일부터 2박3일간 예정된 제4차 이산가족 방문단과 태권도 시범단 교환을 갑자기 유보(연기)키로 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이 담화에서 이번 4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유보와 관련, '남조선에 조성된 정세'를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에서는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에 턱을 대고 전군과 경찰에 비상경계태세가 내려져 예측할 수 없는 삼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남조선에서는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역설하고 있는가 하면 군부세력들은 군의 대비태세출동태세를 더욱 강화할 것을 공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북한은 미국 테러참사와 아프가니스탄 보복 공격으로 인한 국내의 긴장된 분위기와 안보태세 강화를 유보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같은 북측의 이같은 유보 이유는 석연치 않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북한이 이산가족 방문단과 태권도 시범단 교환이라는 민간 행사는 연기하면서도 장관급회담, 남북경협추진위원회,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당국간 회담 등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남한내지 한반도에 조성된 정세가 문제라면 오히려 예정된 남북 당국간 회담이 영향을 받는 것이 그동안 남북관계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따라서 북측의 예정된 민간 행사 유보 입장은 북측이 대남 교류에 있어서 민-관을 분리하려는 입장을 드러낸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북측이 남측의 정세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유보입장을 밝힌 속사정은 아마도 준비 부족일 것"이라며 "연기는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일정이 빠듯했고 태권도 교류는 협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은 일반적으로 방남행사를 치를 때는 오랜 기간 준비과정을 밟는 것이 상례"라며 "남한 정세를 꼽고 있지만 결국 문제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각종 당국간 회담에서 이니셔티브를 쥐겠다는 북측의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측은 담화에서 당국간 회담은 물론 장관급 회담 역시 개최 장소로 금강산을 제의한 점으로 미뤄 볼때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해 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