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번의 대(對) 테러 전쟁이 종전과는 다른 전쟁이라고 강조해 왔으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첫 공격은 모든 면에서 재래식 전쟁과다른 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이 8일 밝혔다. 미국 및 영국 군대는 아프간 집권 탈레반과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겨냥해 약 50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비교적 절도 있게 탈레반 공군기지와 레이더시설 등을 폭격한 데 이어 장거리 공습을 감행했다. TV 그림은 미국 구축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이 슝슝 날아가고, 폭격에의한 화염이 상당한 거리에 있는 바다의 상공까지 밝히는가 하면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F-14 톰캣 전투기가 섬광처럼 나르고, 예광탄이 어두운 하늘을 쉴새 없이 가로지르는 등 낯익은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토머스 키니 교수는 미국의 이번 대 아프간 공격개시 방식과 관련, "그것은 대단히 고전적인 개전(開戰) 방식임에 틀림없고, 우리로 하여금다른 군사작전을 생각하게 하는 재래적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개전에 앞서 미국 관리들은 대 테러 전쟁에 `D-데이'가 없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면서 이번 전쟁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것이며, 지상 특수전부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비밀리에 수행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조지 W.부시 대통령이 7일 대 국민 TV 연설을 통해 전쟁 개시를 발표하는 모습은 이번 전쟁도 과거의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전장(戰場)을 연상케 해 주었다고 군사(軍史)학자들은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피터 싱어 연구원은 "이번의 대 아프간 개전은 고전적인 방식을 답습했다"면서 1991년의 걸프전쟁 개전과 1999년의 코소보전쟁 개전 양상을 상기시켰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아프간에 대한 제1차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의 최우선목표는 `전략적 제공권 장악'이라는, 미국의 모든 군사작전에 적용되는 필수 교리(敎理)대로 아프간의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 아프간 작전의 다음 단계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다른 국방부 고위관리들에 의해 이미 밝혀졌다. 즉 7일과 8일의 공격이 성공적이었지만 더 많은 폭탄과 순항미사일로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싱어 연구원은 "그 다음의 공격은 더욱 전술적인 양상으로 바뀌어 탱크와 대포등에 표적으로 삼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8일 일부 `이동' 목표물들이 아프간을 상대로 작전 중인 부대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일부 군사분석가들은 미국의 이번 작전에는 종전의 다른 작전과 현저하게 다른 특징들이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이 말하는 특징은 미국이 걸프전쟁 때 이라크에 대해 감행했던 것과 같은 전면 정면공격을 아프간에 대해서는 하지 않고, 코소보에 보냈던 것과 같은 고정 부대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이다. 이들은 또 미국이 아프간 공격을 끝내더라도 이것이 지난 1989년 구 소련군 철수 이후 내전으로 갈갈이 찢어져 권력의 진공상태에 빠져 있는 아프간에 대한 개입까지 끝내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니 교수는 "미 행정부가 아프간에 모종의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는데 역할을 맡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싱어 연구원은 "미 행정부의 막후 과제는 반(反) 탈레반 연대를 구축해 결속을유지토록 하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정부 구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반 탈레반 북부동맹을 파시툰족과 묶는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