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7일 전격 단행한 대(對) 아프가니스탄 공습은 최첨단 무기가 동원됐지만 재래식 전쟁의 시발에 불과하며 따라서 많은 난관이 따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분석기사를 통해 이번 공습의 주목적이 탈레반 정권을 와해시키고 미국 주도의 동맹군에 감히 도전하지 못할 제공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지만, 오사마 빈 라덴을 색출하고 반(反)탈레반 진영의 새로운 정부구성을 지원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임무라고 말했다. 즉 미-영 동맹군이 탈레반의 사령부와 공군, 항공기, 전자장비, 테러 훈련 갬프등을 공격한 이번 공습은 전적으로 비재래식 무기가 동원되는 전쟁에서 재래식 무기로 시작한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이날 이 전쟁이 미군이 이라크나 세르비아 등에서 수행했던 것과는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사실 탈레반 군은 정교하지 않은 무기를 갖고 명령과 통제도 잘 되지 않는 잡탕군대와도 같지만 그래도 위협적이며 따라서 펜타곤 지도부는 이 적이 이번 초기 공습으로 와해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말했다. 탈레반이 이끄는 군대는 4만-4만5천 병력이나 이슬람학교 학생들도 있어 그 질(質)이 고르지 않은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빈 라덴이 수천명을 모집한 것으로 여겨지는 제55여단으로 알려진 한 아랍 부대의 지원을 받았으며북부동맹과 주요 전쟁을 수행해왔다. 펜타곤은 지난 수년동안 군사행동의 목표는 사령부나 군수산업 등 적의 `무게중심'을 타격하는 것이라고 말해왔으나, 탈레반은 중앙집권적이지도 않고 미숙한 군을운영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격으로 탈레반측에는 심리적 충격을 가하고 반 탈레반 세력에게는 미군이 은연중 지원한다는 의식을 심어줌으로써 많은 탈레반 전사들이 무기를 버리고 이탈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때문인 듯 탈레반의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 최고지도자는 그래도 믿을만한 사령관들을 지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미국이 탈레반 충성 세력을 중화시키기 위해선 먼저 탈레반 공중 방위력을 파괴해야 한다고 신문은 말했다. 탈레반이 보유중인 중.저위도 목표물을 공격하는 레이더 유도 SA-2 및 SA-3 지대공(地對空) 미사일과 스팅어 미사일, 그리고 이동이 가능한 이른바 `맨-패즈'라는 견착발사식 미사일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련제 미그 21 전투기와 수호이 22기 몇 대를 보유하고 있는 탈레반공군도 파괴해야 한다. 탈레반은 정확한 폭격능력도 없고 미군 전투기들과는 상대도안되지만 식량공수를 담당하는 C-17기와 공군이 없는 북부동맹에게는 아주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이렇게 미국이 미국이 아프간 내전을 겪으면서 세력이 약화됐던 북부동맹과 반 탈레반 세력들에게 지원을 하면 탈레반은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전투기를 숨기자니 반군들이 공격해오고 그렇다고 전투기를 사용해 미국 전투기들에게 목표물을 헌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여기에다 미국과 영국 특공대가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빈 라덴과그의 동료 테러범들에 대한 추적 작업이 훨씬 더 어렵고 위험도도 그만큼 높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