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부르카를 입고 아프간 내부로 잠입했다 체포된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지 여기자 이본 리들리(43)씨의 9살짜리 딸 데이지가 탈레반 정권에 '엄마를 풀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파키스탄 언론이 5일 전했다. 데이지는 편지에서 "전 엄마가 빨리 집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어린 소녀일 뿐이예요. 엄마가 너무 그리워요. 하루라도 빨리 풀려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짧은 메시지를 썼다. 데이지의 편지는 이슬라마바드 주재 영국 대사관을 통해 파키스탄-아프간 접경도시 페샤와르에 있는 탈레반 영사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리들리 기자가 구금돼 있는 잘랄라바드 사법당국에 접수됐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데이지는 영국 대사관측에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에 나선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말도 전했으며, 리들리 기자의 부모도 비슷한 내용의 석방 탄원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레반 사법당국은 카불에서 파견한 특별조사팀이 지난 4일부터 리들리 기자를 스파이 혐의로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파키스탄 신문 '뉴스'가 전했다. 이 신문은 페샤와르 주재 아프간 영사 몰라비 나지불라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특별조사팀의 조사가 끝나고 나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재판에 회부돼 심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측은 영국 언론들이 아프간내에 이미 특수부대가 들어와 오사마 빈 라덴 행방 등에 대한 정보수집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 때문에 리들리 기자에게 스파이혐의를 두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5일 오후 파키스탄을 방문할 예정인 토니 블레어 총리도 리들리 기자 신병 문제와 관련, 파키스탄 정부측과 석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