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이번 법 개정이 이뤄지면 초대형 은행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금융 관련 당정협의 결과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산업은행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선 비(非)제조 분야의 중소.벤처기업들도 산은으로부터 장기 저리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비제조업 기업은 산은 문턱을 넘어설 수 없었다. 특히 국내에서 신용도가 가장 높은 국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면에서 산은과 거래를 트는 벤처기업은 대외 신용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산은은 또 한국은행으로부터 총액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확대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시설자금 대출 실적이 없는 벤처기업에도 운영자금을 빌려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기술력과 성장성이 검증된 벤처기업이면 산은에서도 연구비 마케팅비용 등 운영자금을 빌려쓸 수 있게 된다. 금융계는 이와 관련,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코스닥시장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산은의 벤처 지원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은은 또 M&A(기업인수합병) 자금을 대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산은과 거래가 없었던 기업이라도 다른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필요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M&A 자금 대출은 선진국에서 보편화돼 있으나 국내 시중은행들은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다. 금융계는 이같은 영역 확대로 산은은 개인대출을 제외하면 사실상 시중은행이나 다름없는 금융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기업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 기업금융 전문 금융회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