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무장반군에게 납치됐던 콜롬비아의 국제적인 여류 명사 아라우호 노게라(62) 전(前)문화장관이 피랍 일주일만에피살체로 발견돼 콜롬비아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콜롬비아 군당국은 1일(한국시각) "반군단체에 납치됐던 노게라 전문화장관이자신의 고향인 북부 바예두파 지방 외곽의 시에라 네바다 산악지역에서 피살체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군당국은 "노게라 전장관은 사체 발견 당시 얼굴에 두 발의 총탄을 맞은 상태였으며, 반군들에게 끌려가다 도중에 처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사체가 발견된 지역은 산세가 험해 헬기를 이용한 시신운구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콜롬비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그는 지난달 24일 카리브해 연안에 있는 자신의 고향인 바예두파 마을축제에 참가한 뒤 경호원들과 함께 수도 보고타로 돌아오다 콜롬비아 최대 좌익반군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게릴라들에게 납치됐다. 게릴라들은 노게라 전장관을 해발 3천m 가량인 시에라 네바다산 정상 부근의아지트로 끌고가다 탈진한 그가 더이상 걷기를 거부하자 현장에서 총살한 뒤 계곡에시신을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문화장관을 지낸 그는 아코디언을 이용한 콜롬비아의 민속음악인 바에나토를 부활시켜 국민들의 칭송을 받아왔으며, 작년에는 민속음악단을 이끌고 빌 클린턴 전미국대통령을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특별연설을 통해 "노게라 전장관의 피살은 지난 3년여 동안 진행된 평화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FARC와의 평화협상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콜롬비아 정부가 이번 사건으로 협상테이블에서 물러날 경우 지난 37년 간 20만여명의 희생자를 낸 채 지속돼 온 콜롬비아 내전사태는 다시금 예측불허의 국면으로접어들게 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