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리더기 국제기술표준 '최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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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리더기의 기술 국제표준 승인을 둘러싸고 해당업종 벤처기업들이 서로 "최초"라고 우기는등 벤처기업계에선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어느 기업이 진짜 최초로 승인해 받은 기업인지 여부가 밝혀지면 업계에서 물의를 빚을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케이디이컴(구 경덕전자)은 24일 "국내 최초로 카드리더기의 EMV 승인을 획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케이디컴은 코스닥 등록(상장)회사으로 보도자료 내용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MV는 유로페이 마스타카드 비자 등 세계 3대 신용카드 회사들이 공동으로 제정한 IC(집적회로)카드 관련기기의 국제 기술 표준이다.
케이디이컴이 이 자료를 돌린 사실이 업계에 전해지자 바로 한국정보통신이 발끈했다.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한국정보통신의 카드리더기 제품에 대한 EMV 승인이 지난 2월5일 났고 이 사실이 공개됐는데도 불구하고 케이디이컴이 국내 최초 주장을 하는 것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국정보통신 주장에 대해 케이디이컴이 또 반박해 외부의 비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진위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케이디이컴은 "이번에 승인받은 제품이 슬림 모터구동형 카드리더기이며 키오스크 공중전화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기능 제품이라는 점에서 '국내 최초'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말들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카드리더기 업계에서는 케이디이컴이 '최초'를 강조하기 위해 무시해도 좋을 '미세한 제품 구분'을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손정현 KIS정보통신 대표는 "EMV 승인을 받은 케이디이컴과 한국정보통신의 카드리더기는 기능이 거의 같은 제품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케이디이컴이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과잉 홍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